[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대한항공이 국제선 여객과 화물사업의 영업에 힘입어 분기 3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 총수 일가가 초토화되면서 향후 전망은 어둡다.
대한항공은 15일 1분기 별도기준 매출 3조173억원, 영업이익 17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5.9% 급감한 233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화환산차 손실이 치명타가 됐다.
매출은 국제 여객·화물 사업의 호조에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여객부문에서는 수송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구주 7%, 동남아 7%, 미주 5% 등 증가했다. 다만 중국 노선의 경우 사드 여파 등의 이유로 2% 줄었다. 화물부문도 일본과 미주 노선이 각각 14%, 3%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안전운항목표 달성에 따라 1분기 임직원들에게 안전장려금이 지급되면서 소폭 감소했다.
대한항공 분기별 실적 추이. 제작/뉴스토마토
2분기부터는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V) 출범과 한중 관계 회복, 남북 긴장 완화 등에 힘입어 항공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으로 번지면서 사정기관들이 총동원됐다. 총수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촛불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대한항공 대신 아시아나항공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여객부문에서 만만치 않은 난기류가 예상된다. 항공사들이 고공비행을 이어가는 동안 대한항공만 1분기 주춤한 것도 적신호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해외은닉 재산에 대한 일벌백계 의지를 천명했다. 국세청과 관세청, 검찰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해외범죄수익 환수 합동조사단’을 설치해 추적조사와 처벌, 범죄수익 환수까지 공조토록 했다. 정재계 안팎에서는 상속세 탈루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 회장을 겨냥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조 회장이 결단할 시점이라는 의견들이 제기된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