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전쟁 위기설까지 제기됐던 한반도가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평화 체제를 연다. 종전선언에 북미 수교까지 이어질 경우 남북관계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재계에서도 모처럼만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남북 경협 등 여러 안들을 테이블에 올렸다. 주요 기업별로 대북사업 전략 구상에 착수한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새롭게 열리는 북한 시장에 대한 연구는 물론 주변국 경제계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전경련은 15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미국상공회의소, 일본경단련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일 경제계 전략회의'와 한미재계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전경련
전경련은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상공회의소,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과 '한미일 경제계 전략회의', '한미 재계 전략회의'를 연이어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 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통상 이슈와 함께 북핵 문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3국 경제단체 관계자들을 비롯해 미국 정부측 인사 등 참석자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동향 점검, 향후 남북 경제관계 정상화, 북한 경제 재건을 위한 한미일 경제계 공조 방안에 대한 의견들을 공유했다. 지난 8일 개최한 '한반도 신경제비전 세미나'에서 남북 경협에 대비한 국내 경제계의 역할을 논의한 데 이어 주변국과의 협력 모색 차원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품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시 미국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 허용 방침을 밝힌 만큼 한국, 미국, 일본의 관심기업 간 공동투자가 실현되면 대북 투자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재계 대표단체로 자리매김한 대한상의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의 조선상업회의소와 접촉한 경험을 살려 민간 교류의 소통 채널이 되겠다는 것.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의지도 강하게 반영됐다. 박 회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만찬 참석 직후 개인 페이스북에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고 적었다.
대한상의는 지난 10일 민간 싱크탱크인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 출범을 알렸다. 박 회장이 언급한 '연구와 토론'을 전담할 기구다. 이달 중 연구인력 채용과 공간 정비 등을 거쳐 다음달 공식 출범 예정이다. SGI는 초기 연구과제 중 하나로 '남북 관계 전망 및 협력 추진 방향'을 선정했다. 남북 교류 본격화에 대비해 남북간 상공인 교류와 경협 사업, 북한 경제 동향 조사 등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한상의는 자체 정책자문단 산하 남북경협분과 활동을 강화하고, 여건에 따라 남북경협위원회 부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