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중국이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금융지원 혜택 등 특별 관리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된 조선사라도 경쟁력을 잃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칼날을 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스플래시247과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민영 조선사 '절강오우화조선(Zhejiang Ouhua Shipbuilding)'은 최근 저장성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이 조선사는 직원들한테 주는 월급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불어닥친 수주절벽 탓으로 분석됐다.
절강오우화조선은 중국 정부가 선정한 '화이트 리스트' 기업에도 선정되며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았었다. '화이트 리스트'는 지난 2013년 11월 중국 정부가 신설한 선박산업규범조건 기준을 넘어서는 조선사들을 말한다.
텅 빈 중국 조선소 야드 풍경. 사진/뉴시스
살생부로 일컫는 '블랙 리스트'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생산설비와 기술, 인력, 연구개발(R&D), 품질보증체계 등 평가 기준을 통과한 조선사 51개가 포함됐다. 2015년에 20개 조선사를 추가로 포함시켰다.
중국 정부는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된 조선사들에게 대출과 정보보조금 지원 등 혜택을 제공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중소·영세 조선사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시키는 게 목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됐다 하더라도 시장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칼을 들이대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6년 국영 조선사이자 화이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중국선박중공업은 자회사 조선사 6개를 3개로 통폐합한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중국선박중공업과 중국선박공업의 합병도 추진 중이다.
이와 맞물려 전 세계 조선업계 수주절벽은 중국 조선사들의 구조조정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중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사는 112개사에 그쳤다. 지난 2009년 초 391개 조선사와 비교하면 3분의 1을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남은 일감)도 감소세다. 지난 1월 301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서 지난달 2857만CGT로 줄었다.
이와 관련 국내 조선업계도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은 화이트 리스트 조선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마쳐, 고부가가치 선종까지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 향상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글로벌 조선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3000개에 가까운 조선사들을 정리하며 화이트 리스트 내 기업 중심의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조선사를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