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다스 자금 350억원대 횡령 혐의 및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번 주 23일 자신의 첫 공판에 출석을 앞두고 모두 진술을 직접 정리하는 등 자신의 입장 표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 3월22일 구속된 이후 63일 만이자 지난달 9일 구속기소 된 지 45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20일 "대통령을 어제 오늘 뵙지 못했다. 내일도 못뵐 거 같다. 저희는 법률적 검토만 해드리는 것이고 모두 진술은 대통령께서 하는 것이다. 현재 계속 직접 정리하시는 단계"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 등을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회 공판기일을 열기에 앞서 3차례 준비기일을 열고 검찰과 이 전 대통령의 앞으로 재판 진행 관련 주장들을 듣고 조율했다.
23일 공판기일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10분 정도 모두진술을 할 계획이다. 검찰에서 먼저 공소사실을 밝히면 이후 피고인과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정권 교체 이후 희생양이 됐다는 등 정치적 이야기를 할지 아니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밝힐지 시선이 쏠린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 등 1심 첫 공판에서 특별히 따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날 이 전 대통령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박 전 대통령 1심 심리가 이뤄진 법정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1심 초반 지지자들이 빼곡히 법정 좌석을 채웠지만 이 전 대통령 공판에서는 이런 장면들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 첫 재판 방청권 추첨이 16일 있었으나 할당된 68석에 한참 모자라는 45명만 신청했다. 0.66대1의 경쟁률로 박 전 대통령 첫 재판 방청권 경쟁률인7.72대 1에 한참 못 미쳤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준비기일에서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초반 증거조사가 이뤄지는 공판에 불출석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시간마다 10분씩 휴식을 부여하고 주 2~3회 공판을 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을 횡령해 비자금 339억원을 조성하고 국회의원 선거캠프 직원 허위 급여 4억3000만원을 지급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 다스 법인세 31억4000만원을 포탈하고 다스 미국 소송비용 67억여원을
삼성전자(005930)가 대납하게 한 혐의(뇌물) 등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