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커피전문점시장이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되고 있다. 포화된 시장 속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독주체제 중인 스타벅스의 아성에 맞서 CJ의 투썸플레이스, 매일유업의 폴바셋 등이 대항마로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은 연 4조원대로 성장했다. 업계에선 국내 커피전문점 수도 5만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바야흐로 '커피왕국'이 된 셈이다. 이처럼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수익은 대기업들이 독식하는 분위기이며 올해 역시 이같은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부동의 1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이미 매장수 1100개를 돌파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혀가고 있다. 1999년 이화여대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상륙한 스타벅스는 2016년 업계 최초 매출 1조를 돌파(1조 28억원)하며 절대 강자 위치에 올라섰다. 지난해는 영업이익 1000억원도 돌파하며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메뉴와 디자인 상품, 철저한 현지화 전략 등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리저브 매장'을 확대하면서 스타벅스만 찾는 충성고객 늘리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국내 최대 매장 '더종로점'을 선보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특성과 개성을 갖는 매장들이나 지역사회 특성에 맞는 매장들을 선보이며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J의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CJ푸드빌은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고 자회사로 전환한 바 있다.
최근엔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 세 곳으로부터 총 500억원의 투자유치를 얻어냈다. 앞서 CJ푸드빌이 구주 매각을 통해 13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투자다. 투자처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현재 950여개인 점포수를 스타벅스 수준으로 확대하며 공격적인 추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투자재원 확보로 브랜드마케팅과 R&D 등을 적극 강화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첫 손에 꼽히는 명실상부한 1등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폴바셋'도 최근 서울 서초동에 100호점을 오픈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2009년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을 론칭한 후 9년만의 결실이다. 매장수로는 아직 경쟁브랜드에 한참 뒤떨어져 있지만 브랜드 파워만큼은 고공행진 중이다.
폴바셋은 스타벅스보다 높은 가격의 고품질 커피를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스타벅스처럼 직영체제를 유지하면서 고품질 콘셉트를 9년간 유지해오며 이제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다.
한편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은 25세에 세계바리스타챔피언십(WBC)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바리스타 폴 바셋과 협업해 2009년 처음 문을 열었다. 2017년 756억원의 매출을 기록, 2020년 매장 200개와 연매출 17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지난 25일 폴 바셋 서초본점에서 열린 100호점 기념행사에서 바리스타 폴 바셋과 파티시에들이 매장에서 직접 만든 빵과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