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문 대통령 "김정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확고…미국도 확인"

남북정상회담 결과 직접 브리핑…"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체제보장 걱정"

입력 : 2018-05-27 오후 3:04:0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 정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한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발표문을 낭독하고 기자들과의 1문1답을 진행해 김 위원장과의 회담결과 뿐만 아니라 회담 성사배경, 향후 전망 및 기대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서훈-김영철 라인 통해 김 위원장이 먼저 요청, 문 대통령 승낙”
 
우선 문 대통령은 사전예고 없이 26일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에 대해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이행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요청을 해 왔고, 또 남북 실무진이 통화를 통해 협의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남북은 여러 소통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 간 소통 경로”라며 “그제(25일) 북미회담을 준비하는 과정과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북측에서 김 위원장의 구상이라고 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한 번 갖는 방안을 제시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서훈·김영철) 간 접촉 이후 관련 장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대통령께 건의를 드렸고, 대통령이 승낙해줘 그제 밤부터 어제 오전까지 실무 준비를 마친 뒤 어제 오후 정상회담이 개최됐다”고 부연했다.
 
실제 이번 2차 정상회담에 배석한 인사는 남측에서는 서 원장이, 북측에서는 김 통전부장이 유일했다.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북미회담 취소 선언 등 남북관계 경색고비가 있었지만, ‘서훈-김영철’ 채널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사진/청와대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고…미국도 북한 CVID 의지 확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피력을 했다”며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에서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화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피력했다”면서 “저는 양국 간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런 의지들을 서로 전달하고, 또 직접 소통을 통해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실제로 비핵화에 대해서 뜻이 같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갈 것인가라는 로드맵은 양국(북미) 간 협의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그 로드맵은 북미 간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에 동의했는지에 대해선 “북미 간 회담을 하려면 그 점에 대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한 후에 회담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며 “회담을 합의하고 실무 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그런 의지를 확인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혹시라도 확인 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 협상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6·12 북미회담 잘되리라 기대…북미 상호 원하는 것 분명히 인식해”
 
문 대통령은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북미 간 그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실무 협상 속에는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된다. 의제에 관한 실무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따라서 북미회담이 차질 없이 열릴 것인가, 또 성공할 것인가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북미 양국 간에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회담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실무 협상도, 또 6월12일의 본회담도 잘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남북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 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것”이라며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저는 미국,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미국과는 언제든지 가장 가까운 동맹 관계로서 최근 남북 간의 문제,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앞두고 긴밀히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 ‘공개서한’을 발표하는 과정에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서한 발표 시점이 미국으로서는 아침 이른 시간이었고 우리는 아주 늦은 시간이었다”며 “그래서 소통에 약간 시차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한미 간 긴밀히 소통되고 있지만 소통 과정을 저희가 그때그때 소상히 밝힐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 내용을 다 아시면 국민들이 그렇게 놀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청와대
 
“북미회담 성공해 남북미 3자회담에서 종전선언 추진”
 
이날 기자회견 말미 한 외신기자가 “남북미 3자 간 핫라인 통화는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최근 핫라인이 개설됐고, 북미 간에도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그런데 남북미 3국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부터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반도 문제의 최중요 당사국이 남북미 3국이라는 것을 재확인 한 것으로도 해석가능하다. 한반도 문제에 개입을 시도하는 중국과 일본 등과 일정부분 거리를 둔 발언인 셈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개입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한 문제제기를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국 정상 간 종전선언 문제는 판문점 선언에도 포함됐다. 이 방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3자 정상회담을 언제·어떻게 개최하느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된 것이 없다. 실무차원에서 가능성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길 순탄치 않을 것, 그러나 반드시 성공”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결과 발표문을 마무리하면서 “북한은 스스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결단을 보여주었다”며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금 진행되는 여러 과정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통한 항구적 평화 정착이란 엄청난 목표를 통해서 가는 과정”이라며 “이건 세계사적인,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류 역사를 새로 쓰는 엄청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그것이 쉽게 이뤄질 수는 없다고 본다. 더군다나 압축된 시간에 이뤄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믿고 있고, 그 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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