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격은 오르는데”…분리공시제 연내 도입 어려워

국회에 관련 법안만 7개 계류 중, 통신비에서 단말 비중은 ‘급증’

입력 : 2018-05-31 오후 4:54:56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 중반대까지 치솟으면서 단말기 가격이 통신비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통신요금에 관심이 쏠리면서 단말기 가격은 쉽게 묻혔다.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분리공시제의 연내 도입도 어려워짐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올 상반기 단말기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었다. 올 초 업무보고를 통해 6월 중으로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지원금 중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구분해 공시하는 제도다. 단말기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정확한 지원금 규모를 공개해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추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31일 “분리공시제는 단말기유통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현재 국회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법안만 7개가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동소이한 법안들이라 방통위가 정부안을 따로 만들지 않았고, 이들 법안이 빨리 처리되길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단통법 개정안 통과 후에도 고시와 하위제도를 정비하면 시행까지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사실상 올해 안에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렵다. 대신, 방통위는 5월부터 국내외 주요국을 대상으로 단말기 출고가 비교 공시만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커졌다. 통계청이 지난 30일 발표한 ‘2017년 가계동향조사(지출부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 통신비는 2016년 11만9554원보다 15.3% 늘어난 13만7800원이었다. 단말기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실제 통신비 중 통신요금과 같은 서비스 비용은 가구당 월 10만5527원으로 전년 10만3654원 대비 1.8% 증가했다. 반면 단말기 등 통신장비에 대한 지출은 1만5653원에서 3만1943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급증하면서 가계통신비 중에서 단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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