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 시장에서 투자규모를 확대하면서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온라인쇼핑 기업들은 규모는 커진 반면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쟁력을 요구받는 상황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 기준 온라인 전용몰 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이베이코리아(18%)이며, 이어 11번가(12%), 쿠팡(6%), 위메프(5%) 등이다. 하지만 이들 중 대다수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의 합산 영업이익이 620억원, 쿠차가 190억원의 수익을 낸 정도다. 이 외 11번가(-2500억원), 티몬(-1150억원), 위메프(-420억원) 등 대부분이 영업손실을 냈으며, 특히 쿠팡은 역대 최대인 63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온라인쇼핑 기업들은 외형은 커진 반면,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배송물품을 택배사 차량으로 반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신세계와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온라인 사업에 주목하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나서 온라인쇼핑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고됐다.
신세계가 올 초 이커머스 사업에 국내 최대 수준인 1조원을 투자하겠다며 먼저 움직였다. 롯데도 3조원을 투자하겠다며 뒤따랐다. 신세계는 그룹 유통 통합플랫폼인 쓱닷컴(SSG.COM)을 갖췄지만,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인적·물적으로 백화점, 이마트로 나뉘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내 온라인사업부를 모은 이커머스 법인을 설립한다. 롯데도 그동안 백화점,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해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가 책임운영한다. 2020년까지 매출액 20조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게 롯데의 각오다.
업계에서는 온라인쇼핑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신선식품을 통한 고객의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잡화, 의료 등 소비트렌드에 따라 플랫폼을 쉽게 옮기는 제품군과 달리 고객 충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식음료는 구매빈도가 높고 특정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구매로 이어져 고객이 쉽게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신선식품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전문 지식을 갖춘 대규모 MD 조직도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재고손실을 감내할 만한 이익 규모와 대규모 투자를 병행할 수 있는 신세계, 롯데 등 기업형 업체들과의 경쟁력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손실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며 "저온물류센터 등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 유치 규모가 크지 않았고 신선식품을 기반으로 하는 재구매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