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KT가 최근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며 해외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동통신산업의 한계인 내수를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KT는 아프리카 가봉에서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총 528km에 달하는 가봉 초고속통신망과 7개의 지역 운영센터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연내 완료가 목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다자개발은행(MDB)인 월드뱅크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았다. 향후 월드뱅크의 중서부 아프리카 사업과 현지시장 개척에도 긍정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KT는 이미 르완다에서 LTE 전국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대 ICT 컨퍼런스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 2018’에서 르완다 전국망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구축된 LTE 전국망으로, 주변국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KT 관계자는 “태국에 기가 LTE 솔루션을 공급하고, 캄보디아에서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진행하는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이런 성과들을 바탕으로 가봉과 르완다,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 확대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자회사 KT SAT을 통해서도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KT SAT은 그동안 KT 스카이라이프의 위송방송사업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위성으로 무궁화위성 5A호와 7호를 추가하며 통신서비스 지역을 넓혔고, 차세대 5G 기술과 위성 간의 공통표준화 작업으로 그룹 차원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KT SAT은 지난해 일본 사무소를 개소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까지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인도네시아, 유럽 등지로 영업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을 46%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통산업은 전통적으로 내수산업이란 인식이 강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신업은 기간산업으로 분류돼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장벽도 높다. SK텔레콤은 일찍이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꾀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에 최근에는 신사업 영역에서 글로벌 사업자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자율주행용 HD맵 구축을 위해 독일의 초정밀 지도기업 히어와 협력하고, 드론 영상 솔루션을 위해 세계 1위 드론 제조사인 중국 DJI와 업무협약을 맺는 식이다. 해외 진출에 직접 나서기보다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LG유플러스는 일본, 대만 등 해외 통신사들과의 컨설팅 서비스 외에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나 통신인프라 등을 갖춰야 하는 이통산업 특성상 해외 진출은 어렵다. 이는 외국 통신사들도 마찬가지”이라며 “국내 이통사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얼마나 실리가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림 KT 글로벌사업추진실장이 지난달 키갈리에서 열린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 2018’에서 르완다 LTE 전국망 구축 완료했다고 알렸다. 사진/KT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