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시들했던 스마트 가구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가구업체
한샘(009240)과 에몬스가 LG유플러스와 협업해 선보였던 '매직미러'가 작년 초 판매가 중단되며 스마트 가구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 다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행착오를 거친 뒤 시장성 높은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1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체리쉬는 지난달부터 인공지능(AI) 모션베드를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 장착 스피커와 연동된 세계 최초의 모션베드 제품이라는 게 체리쉬의 설명이다. 스피커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수면 모드, 무중력 모드, 머리·다리 올리기 모드 등이 작동된다. 제품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뒤 두 번째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체리쉬 관계자는 "AI 기능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모델도 계획 중"이라며 "AI 모션베드 외에 커텐이나 조명을 작동할 수 있는 '체리쉬 시그니처존'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스(016800)그룹의 스타트업 가구브랜드인 데스커에서는 2월부터 SK C&C의 AI 서비스 에이브릴을 적용한 맞춤형 사무가구를 추천하고 있다. 에이브릴이 사용자 페이스북을 분석한 뒤 간단한 설문답변과 연계해 개인 성향에 맞는 책상, 책장, 테이블 등을 제안한다. 데스커 관계자는 "가구 자체에 AI 기능이 탑재된 건 아니지만 해당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이탈리아 명품가구 브랜드 나뚜찌(NATUZZI)와 사물인터넷 거실을 선보였다. 방문객이 소파에 앉아 'TV 보고 싶어' 라고 말하면 LG 시그니처 올레드 TV가 자동으로 켜지는 동시에 소파 등받이가 뒤로 눕혀지고 조명 밝기가 낮아지는 등 주변 환경이 TV 시청에 최적화된다.
가구업계에서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 가구가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제품 위주로 소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의 기술을 적용해 한샘과 에몬스가 선보였던 매직미러가 높은 가격대의 벽에 부딪혀 실패를 경험한 뒤 시장성을 고려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매직미러의 경우 피부상태를 측정하고 맞춤형 관리법을 제안하며 관심을 끌었지만 가격이 140만원에 이르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가구업계 1위업체 한샘은 매직미러 실패에도 LG전자, KT와 사물인터넷(IoT)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직미러의 경우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했지만 사야 할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제품이어서 반응이 안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 가구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업체들은 시장성을 살펴보면서 다양한 스마트 가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3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에서 LG유플러스가 선보인 매직 미러를 관람객이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