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한샘(009240)이 주식시장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던 중국 법인이 오히려 전체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는데다 주택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영업환경도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가를 반등시킬만한 재료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샘의 주가는 11만6000원(7일 종가)으로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한 달여간 0.4% 하락했다. 지난해 이맘때 쯤 20만원을 웃돌았던 한샘의 주가는 하반기 15만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18만원 수준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줄곧 14만~15만원 안팎에서 유지했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4월 중순 12만원대로 떨어졌고 이후 11만원 안팎까지 내려왔다.
한샘의 주가가 뒷걸음질 친 가장 큰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한샘의 별도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71억561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7억4081만원으로 80% 가까이 줄었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 법인도 실적 악화의 주범이다.
성정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와 연결 영업이익 차이가 약 80억원으로 중국 상해법인과 베이징법인 등 자회사의 부진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상해법인은 지난해 4분기보다 적자폭이 축소됐지만 북경법인은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주택매매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영업환경도 불리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주택매매는 7만17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고 5년 평균과 비교하면 20% 이상 감소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한샘의 연결 기준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가량 줄어든 1345억8000만원(와이즈에프엔 기준)이다.
실적 부진을 벗어날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주가 흐름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하 KB증권 연구원은 "주가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가가 재평가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장의 핵심으로 기대됐던 중국법인 손익분기점 달성과 새로운 플랫폼의 성공적인 안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 연구원은 "한샘은 강한 브랜드 가치와 높은 브랜드 가구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실적 성장성이 있었기 때문에 업종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았지만 이제는 과거와 같은 가치 평가를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5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이는 현재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용산 아이파크몰 리빙파크 위치한 한샘 디자인파크 매장. 사진/현대아이파크몰.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