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케이블TV가 지역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여건상 여러 어려움도 있지만, 이를 타개할 케이블업계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적극적인 현장 소통에 나서고 있다.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뿐 아니라 각 지역의 개별SO,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케이블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김 회장은 지난 15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업계 애로사항을 듣고, 앞으로의 협회 계획도 설명하면서 회원사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요청하는 현안이 있으면 협회 차원에서 적극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 결합상품 판매 시 과도한 현금·현품 제공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거나, 지상파 CPS(재송신료)나 한전(한국전력공사)의 전주 사용료 인상폭이 과도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등 회원사들의 요청이 많다”며 업계 현안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전했다.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사진/케이블협회
김 회장의 행보에 케이블업계 기대감도 높다. 취임 당시 김 회장은 “회원사들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업계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의 이력도 케이블업계의 각종 현안에 대처하고 비전을 만들어갈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연합뉴스 전신인 동양통신에 입사해 언론계에 입문했고, 국민일보 기자를 거쳐 대통령 부대변인과 여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후 EBS 부사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거치며 언론·방송과 공직을 두루 경험했다.
김 회장은 케이블방송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채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자부했다. “케이블TV가 아니면, 지역 주민들에게 기초단체장까지 후보자들의 면면을 알리고 그들의 정책을 홍보하지 못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이같은 케이블TV의 지역 밀착 활동과 다양한 네트워크가 향후 남북 방송교류나 4차 산업혁명 등 케이블업계 미래를 위해서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케이블TV의 촘촘하고 안전한 지역 네트워크는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스마트홈, 지역형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서비스들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방송업계에서도 강한데, 남북 문화교류는 물론 북한의 방송인프라 구축에서도 케이블사업자들이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인프라가 열악한 북한에서는 케이블TV와 같이 지역 단위로 단계적인 인프라 구축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달 27일 일몰 예정인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서 김 회장은 “독과점 시장을 막아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합산규제 연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방송산업은 특성상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질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