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23일 오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로써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김영삼 전 대통령(YS), 김 전 총리가 이끈 ‘3김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김 전 총리는 한국 현대정치사의 굴곡과 궤를 같이한 정계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받아 왔다. 김 전 총리는 1961년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하면서 정치사에 등장했다. 같은 해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초대부장에 취임했다. 이후 1963년 공화당 창당을 주도하고 그 해 치러진 6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당선된 뒤 7~10대, 13~16대를 거치며 9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총리는 1968년 당시 45세 나이로 최연소 국무총리에 올라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정부장에게 살해된 10·26 사태로 정계에서 물러났다가 1981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며 정계에 복귀했다. 1990년에는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당을 합당해 민주자유당을 창당했다. 이어 1995년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창당했고, 김대중정부 당시 DJP연합을 통해 다시 한번 국무총리를 지냈다.
김 전 총리는 두 차례 국무총리, 9선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3김’ 중 유일하게 대권을 차지하지 못해 ‘영원한 2인자’라는 별명을 가졌다. 다만 ‘영원한 2인자’라는 김 전 총리의 별명처럼 역대 대통령의 탄생에는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김 전 총리의 타계 소식에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는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졌다. 전날에는 러시아를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병도 정무수석을 보내 조의를 표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박주선 전 공동대표 등도 조문을 마쳤다.
24일에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한국당 김무성, 원유철 의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이완구 전 총리 등 여야 지도자급 인사들이 대거 조문했다. 이외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이수성 전 총리,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부는 김 전 총리에게 민간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앞서 이 총리는 빈소를 찾아 “훈장을 추서하기로 내부적으로 정해졌다”며 “어떤 훈장을 추서할 것인지 방침이 정해지면 바로 훈장을 드리고 국무회의 의결은 사후에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김 전 총리에게 훈장을 추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오는 27일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하고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이후 서초구에서 화장을 한 뒤 부여의 가족묘역에 있는 부인 고 박영옥 여사와 합장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향년 92세로 별세한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