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해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하려고 한 혐의로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잇따르는 군 관련 사고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4일 긴급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열고 군기 다잡기에 나섰다.
최근 발생한 해군 준장의 부하 여군 성폭행 미수 사건과 관련,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회의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성폭력 가해자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군 내 잘못된 성인식을 완전히 바로잡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근절이 새로운 시대적 과제임을 모두가 인식해야 하겠다”며 “오늘 이 자리를 국민 앞에 엄숙히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날 회의에 대해 “국방부 차관, 각 군 참모총장, 소속기관장 등 주요 직위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내 성폭력 사건과 사망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환골탈태 수준의 음주문화 개선 ▲핵심계층 성인지력 교육 강화 ▲성폭력 가해자 엄정 처벌 ▲맞춤형 자살예방 대책 강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해군은 전날 해군 소속 장성이 과거 함께 근무했던 여군 장교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긴급체포해 수사 중이며, 그를 보직해임했다. 군은 즉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민·관·군 워크숍’도 개최하며 진화에 돌입했다.
한편 송 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 TF에 의해 알려진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사건 관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TF는 지난 2일 기무사의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면서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제시한 바 있다.
송 장관은 “TF는 과거 정부 시절에 있었던 사이버사령부와 기무사령부의 불법 정치개입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국군기무사령부는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유족 등 민간인을 사찰했고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국군기무사령부와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정치개입이 국군 역사에서 마지막이 되도록 조치하겠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긴급 공직기강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