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들로 꾸려진 SIU(보험사기 조사그룹)을 출범시켰다. 금융소비자와 최접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를 위촉함으로써 현장중심의 보험사기 예방활동을 통해 소비자보호를 실현하겠다는 의도다.
금융감독원은 5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보험대리점 설계사로 구성된 ‘명예 SIU’ 발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대식에는 금감원 관계자를 비롯해 보험대리점 협회장, 생명보험·손해보험 협회 임원, 13개 보험대리점 대표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이 일반적으로 경찰, 간호사 등으로 구성되는 SIU와 달리 보험대리점 설계사를 SIU로 위촉한 이유는 현장중심의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서다.
여러회사의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대리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법인 4482개, 개인 2만7014개에, 소속 설계사만 22만3168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은행 등에서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17만6750명)나 각 보험사 전속 설계사(18만8956명)보다 많은 수다.
여기에 보험 모집액 또한 지난해 38조4000억원으로 전체 모집 시장의 절반(49.4%)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보험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보험설계사가 보험지식을 악용해 보험사기 브로커로 가담하는 사례도 다수 적발됨에 따라 현장에서부터 보험사기를 예방하고자 보험설계사로 이뤄진 SIU를 꾸린 것이다.
이번에 위촉된 명예 SIU는 총 120명으로 보험설계사로 3년이상 근속하고, 불완전판매율 등이 양호한 보험설계사를 지역별로 고루 추천·선발했다.
이들은 오는 2019년 3월까지 각 지역에서 활동하며 ▲보험사기 의심정보 수집 및 제보 ▲보험사기 방지 관련(제도개선, 도덕적해이 등) 제안 및 건의 ▲보험사기 예방·캠페인 활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금감원은 명예SIU 제도가 궁극적인 소비자보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명예 SIU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제도개선 등 보험사기 조사업무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운영하고, 우수 활동자에게는 보험사기 신고포상금 우대, 보험사기 유공자 선정시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내실 있게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보험산업의 한 축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보험사기에 가담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이들을 통한 현장중심의 보험사기 예방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보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설계사들에 의한 제보 내용은 구체적인 면이 많아 수사기관을 통한 적발까지 이어지기가 수월하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5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보험대리점 설계사로 구성된 ‘명예 SIU’ 발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