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은 총재 정부는 `환영`..한은,시장은 `우려`

재정부·금감원 "가장 적임자 왔다..정책 소통 원활 기대"
금융권 "정부 입김 들어간 인사..기준금리 인상 더 멀어져"
한은 "출구전략 시행할 총재..기대 반 우려 반"

입력 : 2010-03-16 오후 8:34:21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김중수 신임 한은 총재 내정자에게 떨어진 최우선 과제다.
 
◇ 중앙은행 역할 재정립 과제
 
일단 통화정책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짐을 생각한다면 무엇보다 김 내정자가 한은 내부로부터 쏟아지는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잠재우는가가 관건이란 얘기다.
 
지난해 유래없는 금융위기를 겪어내면서 '비정상적인 저금리'를 유지해온 통화정책을 손보는 것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하지만 한은이 통화정책에 손을 댈 시점이 올 때마다 예외없이 '금리 인상 시기상조' 카드를 꺼내든 현 정권과의 친분관계가 있는 김 내정자가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 지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크다
 
또 한은법 개정이 유보상태에 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안정 기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중앙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도 시급하다.
 
◇ 정부 "적임자 왔다" 환영
 
이 내정자의 독립성 우려 속에서도 정부와 금융감독당국, 시장의 반응은 '차기 총재로 가장 적임자'가 왔다는 분위기가 짙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경제정책 전반은 물론 금융정책에 대한 전문가로써 경재정책의 한 축인 중앙은행의 본원적 역할을 잘 이해하는 인사"라며 "한은의 중앙은행으로 폐쇄적 성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의 우려처럼 한은의 독립성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이고 시스템적인 한은의 정책금융의 방향에 국내산업 전반에 대한 고려를 더하는 수준의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한은의 금융정책이 단순한 금리조절을 넘어선 소득 재분배로 확대 시킬 수 있는 중앙은행의 성격으로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재정부는 또 외환, 물가, 금리 등 금융·거시경제 컨트롤 타워간 소통이 어려웠던 부분이 다소 해소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정책추진에 대한 입장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인사로 인해 이후 금융정책 조율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묻어난다.
 
◇ 금융감독당국 "시장 불확실성 줄어들 것" 기대
 
금융감독당국도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현 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내 정부 정책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인 동시에 전체적인 금융에 관한 식견이 뛰어나 타기관과의 큰 마찰없이 협조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금융담당 임원은 "정부 의중이 많이 들어간 인사같다"며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좀 줄지 않겠냐"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어 "김 신임 총재가 정부와 가까운 인사다보니 아무래도 정책에 정부의 의지가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정부와의 정책 조율 측면은 이성태 현 총재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은, 기대반 우려반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은 더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 저금리 기조가 수익 측면에서는 이익이지만, 일부 한계기업에 대한 부실을 키울 수 있는 빌미가 될 수도 있어 우려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총재를 맞이하는 한은은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이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해야하는 중앙은행으로서는 앞으로의 1~2년이 가장 중요한 시점인만큼 누가 오던지 간에 중앙은행 총재의 역할은 대단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또 금융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라는 짐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총재가 어떤 자세를 취할 지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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