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직장인 이씨(31)는 요즘 퇴근 후에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로 향한다. 이씨가 듣는 강좌는 꽂꽂이 강좌로 취미로 듣기 위해 신청했다. 직장인 3년차인 김씨(38)는 퇴근 후에 신세계백화점에서 저녁 시간대에 열리는 필라테스 강좌를 듣는다. 김씨는 "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교통이 편리하고 유명강사의 수업을 저렴하게 들을 수 있어 퇴근 후에 수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이씨는 모두 '문센족'이다. 문센족이란 문화센터족의 줄임말로 퇴근 이후 문화센터에서 자기개발, 취미생활 등을 하는 20~30대의 직장인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백화점 문화센터는 주부들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로 꼽혀왔으나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젊은 직장인 수강생들이 크게 늘었다. 또한 자기를 위한 투자에 힘쏟는 20~30대 직장인의 경우 더욱 적극적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문화센터 강좌를 듣는 20~30대 고객은 전년보다 30% 이상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8%였던 지난 2013년 봄학기 문화센터 수강생 비중이 올해 봄 학기 49%까지 크게 늘었다. 20대의 경우에도 같은기간 수강 비중이 6%에서 12%로 두 배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여름학기에 비해 올해 여름학기의 20~30대 직장인 비중이 두 배 가량 늘었다.
이에 백화점업계는 문센족을 겨냥해 문화센터에 새롭고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직장인 모시기에 나섰다.
오는 25일부터 가을학기 문화센터 강좌를 접수받는 롯데백화점은 '워라밸 강좌'를 크게 늘렸다. 올해 봄·여름학기 워라밸 강좌는 지난해보다 약 150% 이상 늘었다.또한 젊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디제잉 스쿨' 강좌도 열릴 예정이다. 직장에서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피치 클리닉',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 등의 강좌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9일까지 문화센터 강좌와 대형행사를 앞세운 '워라밸 페어'를 진행한다. 문화센터에는 강좌 92개가 새롭게 생길 예정이다. 이 중에는 체형교정과 근력향상을 위한 '바디 밸런스 필라테스',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가정식 이태리 요리' 등이 포함돼 있다. 직장인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방송댄스, 비누·화장품 만들기 등도 평일 저녁 6시 이후에 집중 배치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문화센터의 여름학기 강좌 중 오후6시 이후 저녁 시간대 강좌를 지난해보다 10~20% 늘렸다. 강좌 종류로는 발레, 요가, 사진, 드로잉 클래스 등이 있다.
여가학 전문가인 이철원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주 52시간 노동으로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은 늘어났지만 실질적으로 비용, 기술 등이 없다면 만족스러운 여가를 즐기기 어렵다"며 "백화점 문화센터는 접근성이 좋고 가격대비 만족도를 주며 식사 등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어 선호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화점업계는 '문센족'이 증가함에 따라 문화센터 강좌를 늘리고 새로 개설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젊은 고객들이 드럼수업을 듣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