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면세업계가 이달 본격적으로 강남에서 맞붙는다. 명동, 장충동 등 기존 강북지역에 밀집돼 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강남벨트를 구축하며 새로운 면세 쇼핑존을 구축할 전망이다.
우선 신세계면세점이 오는 18일 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에 강남점을 열며 롯데면세점과 맞붙는다. 강남점은 명동에 이은 신세계의 두번째 시내면세점이다. 1만3570㎡(약 4105평) 규모의 강남점에는 구찌, 설화수, 후, 브레게를 비롯해 350여개 브랜드가 입점을 확정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이 11월 삼성동 무역센터점 8~10층에서 첫 면세사업을 시작, 강남벨트에서 빅 3가 경합한다. 매장 규모는 신세계와 비슷한 1만4005㎡(약 4200평)다. 면세점이 들어서는 3개층 외에도 무역센터점은 4개월간의 내부 공사 끝에 지난 3일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콘셉트로 재단장했다. 3~7층, 10층 등 총 6개층을 리뉴얼해 600여개 브랜드를 운영한다. 국내에 선보이지 않았던 차별화된 매장을 대거 선보여 최고급 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를 쌓으려는 시도다. 현대는 무역센터점에 국내외 유명 브랜드 유치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 등 물품 구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국내 시내면세점 중 최대, 세계 3번째 규모인 1만7334㎡(5252평)의 월드타워점을 운영하고 있다. 월드타워점은 1989년 잠실점으로 개장한 곳으로 2014년 롯데월드몰로 확장 이전, 강남에서 30년 가까이 사업을 벌여온 대표적인 시내면세점이다. 2010년부터 코엑스점도 운영 중인 롯데는 지난해 12월 코엑스점 특허권 연장에 성공한 후 코엑스점을 확장 오픈하기도 했다.
롯데에 이어 현대면세점이 문을 열 무역센터 일대는 호텔 50여개가 밀집돼 있고 코엑스에서 연간 1700회 이상의 전시가 열려 비즈니스 고객도 많은 지역이다. 또 한류 콘텐츠를 갖춘 SM타운 등의 시설도 갖췄다.
현재 서울의 시내면세점은 롯데 명동·코엑스·월드타워점, 신라 서울점(장충동), HDC신라면세점(용산), 신세계 명동점, 두산 본점(동대문), 갤러리아 63점, 동화면세점 본점(광화문), SM면세점 서울점(인사동) 등 모두 10곳으로 대부분 강북에 분포돼 있다. 탑시티면세점이 11월 신촌에 문을 열면 연내 서울 시내면세점은 13곳으로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면세점들이 강남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시내면세점은 기존 강북에서 벗어나 새로운 강남벨트를 조성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여유있게 쇼핑하기 위해 시내면세점을 찾는데, 명동이 인기있는 것도 백화점과 면세점이 여럿 밀집돼 있어 비교해가며 쇼핑하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강남으로도 중국 보따리상(따이공)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