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요일제자동차보험 상품출시를 코앞에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요일제 자동차 보험은 평일 하루 승용차 운행을 하지 않는 요일제 참여 차량에 대해 대인배상과 대물보상을 포함해 전체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8.7%까지 깎아주는 상품이다.
18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손해보험사들이 당장 다음달에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이와 관련된 장치와 시스템이 미완인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부작용이 더욱 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손보업계 입장은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이왕 하는거면 제대로 준비를 하고 하자는 것.
먼저 현재 시중에서 개발중인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의 전송체계가 통일이 됐는지 혹은 호환이 되는지 여부와 성능이 안정 단계에 이르기까지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00년 이전에 출고된 차량의 경우는 OBD단자를 설치할 곳이 없어 현재 네비게이션이나 차량용 블랙박스를 통해서 운행기록을 인증해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OBD 기계 조작 가능성과 이를 이용한 보험사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입장에서도 일년에 보험료 몇푼 아끼고자 OBD를 자비로 구입해 직접 설치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보험사입장에서는 최근 치솟는 손해율 탓에 매출감소를 우려해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실정.
승용차요일제를 잘 지킬경우 보험료를 최대 8.7%가량 환급해주지만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이런 후불제자동차보험 자체가 아직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여건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독일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주행거리 연동제가 대중화돼있다.
운전자와 업종별로 통계 분석을 한 후 선불제와 변동제, 선 주행거리 구매 방식 등으로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주 대상자인 직장인들에 대한 통계자료도 전무후무한 상태.
자칫 과거 자전거보험처럼 소리만 요란하게 출시됐다가 인기가 시들한 자전거보험처럼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의 입김에 상품출시를 앞두기는 했지만 상품개발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차량운행을 줄이고 기름값도 아끼는 녹색성장 취지는 좋지만 무작정 시작한다면 최근 판매실적이 제로에 가까운 자전보험처럼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