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알뜰폰 망 도매대가 협상이 올해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도매대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장기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올해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사업자가 이동통신사 망을 빌려쓰고 지불하는 대가다. 알뜰폰업계를 대신해 과기정통부가 매년 SK텔레콤과 협상을 통해 도매대가를 산정하고 있다. 알뜰폰업계는 그동안 도매대가가 소급 적용되는 만큼 협상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일단 도매대가가 확정돼야 새 요금제 출시 등 적극적인 사업 구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매대가 협상은 그해 11월 완료됐다. 과기정통부도 올해는 상반기 중으로 협상을 마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 이달 안으로 협상이 마무리되기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SK텔레콤 측과 매주 만나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아직 도매대가 인하율 등에서 이견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쟁점은 도매대가 수익배분(RS)방식이다. 1메가바이트(MB) 당 책정된 가격을 일괄적으로 납부하면 되는 종량제(RM)방식과 달리 RS방식은 요금제별로 일정 비율을 이통사와 나누는 구조다. 알뜰폰업계는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도매대가를 포함한 지급비용이 전체 서비스 매출의 약 45%에 달한다”며 “도매대가 인하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편요금제 압박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선 이통사들은 “추가적인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매년 도매대가 산정을 두고 협상 지연이 반복되면서, 장기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쪽은 알뜰폰”이라며 “정부가 도매대가 산정 시기 등 보다 장기적인 알뜰폰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망 도매대가와 관련해서도 현재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도매대가를 이통사 자회사와 대기업군, 중소기업군 등으로 구분해 산정 기준을 달리하는 등 구체적 방안들이 다각도로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한 휴대폰 판매점에서 청소년 요금제 할인에 나선 알뜰폰이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