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현지 시장에서 겹경사를 맞았다. 주력 품목인 램시마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한편, 얀센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성장 탄력세의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램시마의 미국 판매 파트너사인 화이자는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램시마가 올 상반기 미국에서 1억1800만달러(약 13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과 동일한 수치다. 특히 2분기에는 전년 동기(2300만달러)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6300만달러( 약 705억원)의 매출을 기록, 상반기 실적 오름폭을 견인했다.
이미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앞지른 유럽에 비해 여전히 덩치 차이는 있지만, 좀처럼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기를 펴지 못하던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얀센 레미케이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한 18억3400만달러(약 2조680억원)를 기록했다.
램시마 미국 영향력 확대의 장벽으로 존재하던 얀센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한 점도 향후 상승세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얀센이 셀트리온을 상대로 제기한 배기 기술 특허 침해 소송에서 셀트리온의 손을 들어줬다.
얀센은 지난 2015년 3월 램시마가 배지(바이오의약품용 항체 배양을 위한 영향성분)에 관한 미국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함께 제기한 물질특허 관련 소송에서 지난 1월 승소한 셀트리온은 이번 배지 특허소송마저 해결하며 현지 특허와 관련된 모든 소송에서 자유로워졌다.
미국 내 존재하는 모든 특허 장애물이 허물어진 데다 현지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육성 정책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만큼 향후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약값 인하를 위해 바이오시밀러와 복제약 육성 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오리지널 제조사와 보험사 간 리베이트 계약에 바이오시밀러가 힘쓰지 못하는 구조를 인정,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겹호재를 맞은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든든한 지원군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오리지널: 리툭산)'와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오리지널: 허셉틴)'의 연내 미국 승인이 가시화 됐기 때문이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지난해 4월과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현지 판매 허가를 신청했지만 올해 4월 생산설비 문제로 허가보류 통지를 받았다. 불가피한 일정 지연으로 연내 허가 전망에 먹구름이 꼈지만,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 빠른 지난 6월 보완자료를 제출하며 연내 승인의 가능성을 높였다. FDA는 일반적으로 현지 판매 승인을 위한 보완자료 제출 이후 6개월 이내 심사를 마무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에 엄격하던 미국이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는 등 현지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며 "잇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본격 진출 발판을 마련한 셀트리온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또 하나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현지 시장에서 특허소송 승소와 매출 증대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6월 '글로벌바이오컨퍼런스 2018'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