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드래곤과 중세 기사들로 식상해진 온라인 게임에 치우천황과 봉황이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다.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였던 서양식 판타지 게임과 차별화된 동양풍 판타지 게임들이 곧 정식 서비스되면서, 그 동안 게임 콘텐츠에서 비주류였던 동양 문화가 주류로 올라설 기회가 생겼다.
◇ 주목받는 동양 판타지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이용자들에게 친숙했던 서양 판타지 세계관을 버리고 동양적인 판타지 세계를 창조한 게임들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들 게임에는 거대한 돌로 이루어진 중세 시대의 성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기와가 늘어선 목조 궁궐이 등장한다.
중세 유럽 시대의 갑옷을 입던 전사 캐릭터들도 중국과 한국 장수들의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외형뿐 아니라 게임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보여주는 세계관에서도, 서양 판타지처럼 그리스신화의 감성 대신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인 반고처럼 동양적인 감성이 담겼다.
특히 그동안 동양풍 MMORPG의 대명사인 무협 장르의 특징인 문파 등을 배제해, 동양풍 게임의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
◇ 세븐소울즈 30일 OBT 시작
NHN(035420)의 게임포털인 한게임이 서비스할 예정인 세븐소울즈는 오는 30일 프리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하며, 동양풍 판타지 게임 중 가장 먼저 정식 서비스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의 근원이며 동시에 파괴할 수 있는 일곱가지 혼의 봉인을 풀려는 세력에 맞서 봉인을 지키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다.
황성, 눈물평원, 노을언덕 등 게임 속 지명이 친숙하다.
성인용 등급인 세븐소울즈는 확률에 따라 아이템을 더욱 강화시키는 겜블 시스템 등 청소년 등급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도 추구했다.
게임을 개발한 씨알스페이스의 오용환 부사장은 “비빔밥처럼 많은 게임에서 좋은 점을 가져와 전혀 새로운 재미를 만들었다”며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 '패 온라인', 소설가 야설록이 제작고문
유명 소설가인 야설록이 고문으로 제작을 맡아 더욱 주목 된다.
고대 동아시아 대륙에서 이국의 치우천왕, 하국의 황제헌원, 묘국의 아신왕이 벌이는 전쟁이 게임의 배경이다.
전쟁이 벌어지는 곳은 야설록 고문이 산해경, 규원사화 등 고서에 기록된 지리 정보와 상상력으로 그린 실제 중국 지도다.
야설록 고문은 “약 2만4000개의 퀘스트들을 진행하면서 하나의 장대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며 “서양 판타지의 교과서가 반지의 제왕이라면 패 온라인은 동양 판타지의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 블레이드앤소울ㆍ프로젝트 이스트, 내년 서비스시작
블레이드앤소울은 홈페이지에 동영상과 4가지 직업만 공개됐고, 프로젝트 이스트는 지난 ‘한게임 익스2010’에서 공개된 동영상이 전부일 뿐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두 작품 모두 동양적 판타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홈페이지에는 ‘한국의 창세신화' 모티브 등을 담은 풍부한 동양적 판타지’라는 문구로 세계관을 암시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을 “리니지2, 아이온을 이을 대작 MMORPG”로 소개하고 있다.
◇ "어려운 환경 속 새 도전"
서양 판타지 세계관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세계관의 MMORPG 게임은 거부감을 줄 수 있고, 그만큼 게임 개발사의 부담도 커진다.
그러나 MMORPG게임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새 게임을 하는 사람 숫자는 갈수록 줄면서, 아무리 돈을 많이 들인 대작이라도 관습에만 의지한 MMORPG게임은 성공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이런 도전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또 이제까지 게임 속에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현지화나, 독특한 느낌을 주기 위한 곁가지 수준에 머물렀던 동양 문화가 주역으로 자리잡을 기회도 열린 셈이다.
야설록 YD온라인 고문은 “동양적인 세계관을 담은 게임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문화권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또 동양 문화에 환상과 동경 등을 가지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서양 문화권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