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111년 만의 최악의 폭염과 북상중인 19호 태풍 ‘솔릭’이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하는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이어지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폭염과 휴가철이 겹쳐 차량운행량이 증가하며 사고접수도 늘어난 상황에서, 태풍 솔릭의 영향까지 받게 되면 손해율율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을 동반해 차량침수와 낙하물 피해를 일으킨다. 특히 차량이 물에 잠길 경우 전손처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분류되는 솔릭은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이 초당 43m로 2010년 9월 우리나라를 강타한 곤파스(960?)와 진로와 위력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 곤파스 당시 접수된 차량 피해는 1만1198건, 피해액은 365억6500만원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월대비 6.2% 상승한 87.8%를 기록했다. 곤파스에 의한 피해는 이중 4% 가량으로 분류됐다.
이밖에도 2003년 9월 태풍 ‘매미’는 4만1042대의 차량피해와 함께 911억원이라는 역대 최대규모의 피해를 남겼으며, 3개의 태풍(볼라벤, 덴빈, 산바)이 휩쓴 2012년에는 2만3051대를 대상으로 495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최근 폭염과 휴가철 등에 이어 솔릭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요인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여름은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하며 이달 초 서울의 기온이 39.6도까지 올랐는데, 이는 111년 관측 사상 서울기준 최고기온으로 과거 1994년 7월의 기록보다 1.2도 높은 수치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여름철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온도가 1도 오르면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으며 보험개발원 또한 여름 휴가철에 장거리 운행 증가 등으로 평상시 대비 사고건수가 3.2% 증가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인상폭과 시기를 고민하던 손보업계는 고민이 늘어난 셈이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1.7%로 전년 동기(77.8%)에 비해 3.9%포인트 올랐고, 올해 4분기부터는 정비요금도 인상되는 등 인상요인이 늘어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적정수준의 상승폭을 주문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폭염에 이어 솔릭의 피해규모가 클 경우 기존의 요인들과 함께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는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안 그래도 보험료 인상 폭을 두고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 솔릭의 피해까지 겹치면 더 난감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16년 태풍 치바의 영향으로 차량들이 떠내려 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