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차량 화재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BMW 차량 소유자들이 이번에는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BMW 피해자들은 27일 국토교통부 차관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할 예정이다. 장관이 아닌 차관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이유는 직접적인 실무를 맡고 있는 정부인사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이와 함께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고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26일 BMW차량 소유자들의 주된 피해를 차량 결함 은폐라면서 화재 원인 규명을 2년 반 동안 방치한 국토부, 환경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 교통환경연구소 책임자들의 업무 태만이 피해를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화재원인 규명과 모의 주행 등에 대한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국무총리와 국토부장관에 요구했지만 답변 시한인 22일 아무런 설명 없이 답변기한이 다음달 4일로 연기됐다는 일방적 통지가 왔다”며 “연말까지 원인을 규명하려면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답변을 2주나 연기하는 늦장 행정을 납득할 수 없고, 정부가 화재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 변호사와 BMW 피해자 모임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BMW코리아가 주장한 배기가스재순환장치, EGR 결함 외의 화재 원인 규명과 모의 주행 등을 통한 화재 발생 테스트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들 가운데 화재사고를 경험한 피해자들은 9일 BMW코리아와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민사단독33부에 배당된 상태다. 변론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과 요한 에벤비클러 BMW 품질관리 수석 부사장 등 총 6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BMW코리아 측은 20일부터 리콜 신청을 받고 있다.
이밖에 다른 피해자들도 소송 준비가 한창이다. 한국소비자협회 역시 집단소송에 돌입해 자동차관련 교수명장, 기술사, 기능장, 정비사로 구성된 기술지원단과 보험사 구상권 청구소송 전문변호사 등 30여 명의 소송지원단을 꾸리고, 원고인단을 모집 중이다. 법무법인 해온이 소비자협회 집단소송을 대리하는데 2000명의 소송 참여자가 모집된 상태로 현재로서 규모가 가장 크다.
한국소비자연합회 역시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를 위해 네이버카페를 통해 원고를 모집 중이다.
BMW 차량 화재 관련 결함 리콜이 시작된 23일 오전 울산시 남구 수암시장 인근 주차장에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 40여대가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