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20대 한국인 남성이 26일 필리핀 세부에서 권총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머리와 가슴, 손 등에 8발의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2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피해자 이모(25)씨는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6시17분(한국시간 7시17분)경 필리핀 세부 프린스코트 모텔 2층 복도에서 권총을 맞고 사망했다. 이씨는 관광 목적으로 세부에 방문한 것이 아닌, 일정한 기간 세부에 체류하다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경찰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이 모텔의 경비원이 사건을 최초 신고한 직후 목격자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당국은 현재 필리핀인 한 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신속한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마닐라 불리튼’(Manilla Bulletin)은 수사당국이 피해자의 방에서 마약용품과 마약딜러로 의심되는 남성의 이름이 적힌 택배 영수증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수사관은 “목격자에 따르면 피해자는 총을 맞기 직전까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며 “피해자가 뭔가 잘못했거나 해결되지 않은 금전문제가 동기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세부 총영사관은 사건 인지 직후 담당 영사 및 ‘코리안 데스크’(한인사건 전담 경찰관)에 파견근무 중인 한국인 경찰관을 현장에 파견해 필리핀 수사당국과 긴밀히 공조하는 한편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 체류 중인 피해자 유가족에도 연락해 유가족의 신속한 필리핀 입국과 국내로의 시신 운구 준비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총격사건이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지난 2월 세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40대 한인이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5월에는 마닐라시 칼로오칸 주택가에서 한국인 1명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7월15일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을 받아 부상당했다.
필리핀 현지 경찰이 지난 1월29일 마닐라에서 마약 단속 중 빈민가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