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해운·물류업계 갑질을 퇴치하는 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해운·물류업계에 만연한 운송비 후려치기 등 갑질 근절을 위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정부가 실태조사를 벌여 공정거래위원회 통보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한 물류정책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물류신고센터’를 설치해 해운·물류업계의 불공정 경쟁 행위를 접수받은 뒤 국토부와 해양수산부가 해당 기업을 조사해 기업에 시정 권고를 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위법 혐의를 통보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신고 대상은 화주기업이 물류기업에, 물류기업이 재하청을 준 영세 물류회사에 부당하게 운송비를 깎거나 일방적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등의 불공정 경쟁 행위를 한 경우다. 이에 따라 물류기업의 운송비 낮추기 등 갑질 행위 뿐만 아니라 재벌 기업의 물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정부의 견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분쟁조정 신청 등을 이유로 가맹점주에게 보복조치를 한 가맹본부에 피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개정안은 분쟁조정 신청, 서면실태조사 협조, 법위반사실 신고 또는 공정위의 조사에 협조한 것을 이유로 가맹본부에게 보복조치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사업자는 가맹본부를 상대로 그 피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일정 범위의 신고사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직권으로 분쟁 조정을 의뢰할 수 있다.
또 폭염과 한파를 자연 재난에 포함하는 내용의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자연재난의 종류에 폭염과 한파를 추가해 피해에 따른 지원 및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 7월1일 이후 폭염에 따른 피해자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소급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반면 여야가 이날까지 처리를 약속했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규제프리존 및 지역특구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구구조정촉진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등 규제혁신 및 민생경제 법안들의 합의는 이뤄내지 못했다. 여야가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민생경제법안 TF 회의까지 가동하고도 빈손이라는 결과물을 내 또다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기한을 10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다른 규제혁신, 민생법안과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또 규제프리존 및 지역특구법, 서비스법 등의 경우에도 여야 모두 규제를 신속히 제거해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데 공감들을 이뤘지만, 상임위 차원에서 전체 의원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
여야는 이날 불발된 법안들은 9월 정기국회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처리를 시도할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