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새환경 만들 간절함에 방북"

임종석, 페이스북에 절박한 심경글…"정상회담 일정 확정하기를"

입력 : 2018-09-03 오후 6:09:0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의 평양 파견과 관련 “우리 스스로 새로운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안고 간다”고 밝혔다. 특사단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임 실장은 특사단 방북을 이틀 앞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특사단을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 일정을 확정하고 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조기 방북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진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실장은 이어 “냉엄한 외교 현실의 세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인내와 동의 없이 시대사적 전환을 이룬다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면서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전례 없이 강력하고 긴밀하게 미국과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1년여, 결국 내일을 바꾸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임을 새삼 깨우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내일은 다르게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특사단이 당면한 평양 정상회담 일정 확정뿐 아니라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그 이상 논의를 진전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달 말 예정돼 있는 유엔(UN) 총회에서 종전선언을 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청와대 등에 따르면 대북특사단은 5일 오전 육로로 방북해 당일 오후 돌아올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박2일이었던) 1차 방북 때와 달리 이번은 서로 신뢰가 쌓여있고, 또 서로 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당일 방북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특사단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갈 가능성이 크다. 친서에는 종전선언과 북미대화 촉진을 위해 비핵화 관련 ‘북한의 통큰 결단’을 당부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비서진들이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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