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장악한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서 벗어나 해외 공략"

컬러콘택트렌즈 수출유망기업 '드림콘'…46개국 160곳과 거래
매출 80%가 수출…김영규 대표 "한 번 인연 맺은 바이어, 가족처럼 생각"

입력 : 2018-09-09 오전 6:40:42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필리핀에 출장 가서 호텔에 묵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겁니다. 호텔 테라스 전체가 유리로 돼 있었습니다. 소나기가 한 방울씩 내리는 모습을 밑에서 올려다보니까 너무 예뻤습니다. 이 느낌을 렌즈로 표현하고 싶어 사진을 디자인팀에 곧바로 전송했습니다. 3일 후 회사에 도착해서 보니까 물방울을 표현한 렌즈가 제작됐습니다. 실제 제작됐을 때는 사람의 눈에 벌레를 끼워 넣은 듯한 모습이라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웃음)."
 
지난 6일 경남 양산에 있는 컬러콘택트렌즈 공급업체 드림콘에서 만난 김영규 드림콘 대표는 "렌즈에 미쳤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며 이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유럽에 가면 유럽인들을 빤히 쳐다본다. 유럽인들의 눈 색상이 예쁘다""눈을 많이 봐야 콘택트렌즈 개발에도 도움이 돼서 그러는 건데사람들한테 자기를 좋아하는 걸로 종종 오해받는다"며 웃으며 말했다.
 
드림콘은 경남지역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세계 최고의 컬러콘택트렌즈 공급업체'라는 비전으로 오늘도 렌즈 개발·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80%가량이 해외에서 나올 만큼 수출에서 강점을 지닌다. 다국적기업 존슨앤드존슨의 브랜드 '아큐브'가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렸다. 회사 설립 8년 만인 2015년 수출천만불탑을 수상했으며, 현재 46개국 160여 바이어와 거래하고 있다. 업계 최초 유효기간 7년 인증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의리'를 사업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매달 70만개 렌즈를 수입하는 태국에 있는 빅 바이어와 8년 이상 거래하고 있다. 한 번도 실수한 적 없다""주변의 다른 바이어들이 더 많은 돈으로 거래 제의를 했지만 거절했다. 보통의 업체들은 그런 유혹에 넘어갈텐데 우리는 한 번 맺은 바이어와 가족처럼 쭉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환경에서는 거짓말은 안 통한다. 진심을 다해 가슴으로 거래하면 주문이 오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역발상의 이벤트를 한다. 따뜻한 나라의 바이어들을 겨울 흰 눈이 내리는 한국에 초정한다"면서 "가슴으로 서로 교류하는 바이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드림콘이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콘택트렌즈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그였지만 사업을 한다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을 때 그의 손을 선뜻 잡아준 이는 없었다. 김 대표는 "16억원 정도를 사업에 투자했다가 부도를 맞기도 했다""한계선까지 가서 힘들겠다 싶었는데 직원들이 힘을 냈다. 직원 열정 덕분에 재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험 때문에 "직원과 함께 가는 오너직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큰 오너"가 되려고 항상 노력 중이라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다. 회사 전층 여성 화장실에 모두 최신형 비데를 설치하는 등 회사 직원들의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그는 "제품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며 직원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드림콘의 중차대한 목표는 올해 처음으로 설립한 중국지사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제품만 출시하면 다음 날 바로 박스, 상표를 따라한 '짝퉁' 제품이 판을 치는 통에 한동안 중국 사업을 주저해왔지만 가장 큰 시장을 포기할 수 없어 재도전에 나섰다. 김 대표는 "중국은 가장 크고, 결국 개척해야 할 시장임에도 그동안 사기도 당하고 해서 기피했었는데, 괜찮은 중국 파트너를 찾아서 최근 지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또 한 번의 도약에 나설 것을 강조했
  
김영규 드림콘 대표.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영규 드림콘 대표.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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