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인천에서 8세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 2명 모두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3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양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양에게 징역 20년을, 박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관련 법리 및 증거관계에 비춰 살펴보면, 박씨가 김양과 살인을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며 "다만, 박씨의 살인방조를 인정할 수 있고, 이는 공소장 변경 없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양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거나 범행 이후 자수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착명령청구와 보호관찰명령청구에 대한 원심의 판단과 양형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자퇴생인 김양은 지난해 3월29일 인천시 연수구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A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양과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나 알게 된 박씨는 김양에게 범행을 지휘하고 범행 당일 김양으로부터 A양의 손가락 등 시신 일부를 건네받고 보관하다가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9월 1심은 김양에게 징역 20년,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당시 김양은 2000년 10월생으로 만 18세 미만에게는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이 선고될 수 없는 소년법 적용을 받아 1998년 12월생인 박씨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4월 항소심은 "원심은 박씨를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했으나 김양의 단독범행이 인정된다. 박씨에 대해서는 김양의 살인죄를 방조한 혐의만 인정한다"며 "원심과 항소심에 제출된 증거를 봤을 때 검찰의 주장만으로 박씨가 김양과 공모해 범행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김양에게 징역 20년, 박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검찰의 김양에 대한 부착명령청구를 받아들인 반면, 박씨에 대한 부착명령청구와 보호관찰명령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천 초등생 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모(왼쪽)씨와 김모양이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얼굴을 가린 채 지난 4월30일 오후 항소심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