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미래 핵은 북한이 폐기하는 조치를 이미 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초청 오찬간담회를 주재해 이같이 밝히고 “이제 북한이 더 한 걸음 나아가야 할 일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 프로그램들을 폐기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여러 실천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을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핵과 미사일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더 고도화해 나가는 그런 능력을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재차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조치는 불가역적인 조치인데, (미국의 조치인)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북한이 좀 더 추가 조치로 나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이 지금 교착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상대에게 먼저 선이행하라는 요구로 (협상이) 막혀있으나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다”며 “그 접점을 찾아 제시하고, 대화를 다시 촉진시키고, 비핵화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게끔 하는 것이 우리가 가운데서 해야 될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남북관계에 대해선 “저희가 구상했던 것보다 활발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제가 취임한지 불과 1년4개월 만에 세 번이나 만나게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을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남북관계에 이제 특별히 새로운 선언이 필요한 단계는 넘어섰다고 생각한다”며 “4·27 판문점선언과 그 이전에 있었던 남북 합의들을 이제 내실 있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단계에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 또는 전쟁의 위협 등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휴전선, 비무장지대와 그 일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군사 충돌 가능성 등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밖에 우리가 국제제재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남북관계 발전도 함께 도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