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두달만에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구도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김무성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정치보폭을 넓히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대표의 귀국으로 앞으로 한국당의 당권을 둘러싼 당내 흐름의 변화 등이 감지된다. 홍 전 대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전당대회 출마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 당권을 잡으려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출마 안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마음대로 해석하라”며 여지를 남겼다.
홍 전 대표의 귀국으로 차기 당권 경쟁에서도 각 당권주자간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새로 선출될 당대표의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2020년 4월 치러질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차기 당권주자 가운데 김무성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김 의원은 최근 대정부질문에선 첫 질의자로 나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비판에 앞장섰다. 6선 의원이 대정부 공격수로 나서는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의원이 이 시점에 다시 활동을 재개한 것은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한 움직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전 총리는 지난 7일 출판기념회를 열며 공식활동을 재개했다. 최근 각종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타나는 등 보수층의 지지를 업고 존재감이 커졌다. 앞서 황 전 총리는 6·13 지방선거 당시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을 요청받았다가 거절했고, 당 비상대책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는 등 당내 역할론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들의 조기 당권경쟁이 내부로 옮겨질 경우 ‘인적청산’이 최대 과제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작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던 ‘인적청산’ 등 혁신작업에 최근 박차를 가하는 조짐이 감지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무감사를 실시해 연말 쯤에는 당 조직에 변화를 준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