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는 문재인정부의 굵직한 정책 현안들을 되짚어 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위 국감에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둘러싼 정부의 경제정책 이슈가, 산자위 국감에선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이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기재위 국감에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관한 논란이 또다시 여야의 공방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3당 기재위 간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기재위 국감에서 최우선으로 거론될 쟁점사안으로 꼽았다. 바른미래당 기재위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수정, 보완할 것인가가 이번 국감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연루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의 무단 열람·유출 의혹도 논란거리다. 심 의원의 보좌관이 재정정보원의 재정분석시스템에서 청와대와 검찰 등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내려 받으면서 ‘비인가 행정정보 무단 열람’ 논란이 시작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기획재정부는 물론 재정정보원에도 야당의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장 교체 논란도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은 고용지표가 악화됐다는 통계자료를 내놓은 황수경 전 청장이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배경을 놓고 야당이 포문을 열 가능성이 크다. 자유한국당 기재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현재 통계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중립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번 통계청장 인사 문제와 향후 통계 정책 등에 대해 하나하나 따지고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국감에선 금리 인상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데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선 한국당도 긍정적이다. 이종구 의원은 CP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리가 너무 낮아 사람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 금리는 약간 올려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 수준에 대해 여야 간 접점을 찾는 논의가 국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이외에 북한산 석탄 수입 논란, 남북경협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이 현재 수탁기관으로 돼 있는 점, 법인세 인상 등 세제개편, 공공기관 운영 방향 등이 관심거리다.
산자위 국감에선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탈원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의 부작용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전력의 적자 심화와 전력수급 불안에 대해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여당은 신재생에너지의 장점을 내세울 방침이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신재생에너지가 전세계적으로 대세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국감에서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촉발된 ‘전기요금 누진제’도 뜨거운 감자다. 정부·여당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요금인상 요인은 없다고 했지만, 야당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요금인상을 수반하고 있는 만큼 누진제도 개선을 포함한 요금제도 전반에 대한 손질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당 원유철·조경태·정갑윤 의원과 바른당 하태경 의원 등이 누진제 완화 내지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난 문제는 다수의 상임위에 걸쳐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이번 국감에서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에서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에 대해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여당은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향상이 꼭 필요하다며 적극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책의 실효성 공방도 불가피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사안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대책도 주요하게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재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