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오는 11일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금융권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시중은행장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올해 은행권 채용비리를 비롯해 대출금리 부당산출 등의 이슈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은행장들이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앞서 지난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국정감사 증인 42명, 참고인 15명을 채택했다.
은행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의 신청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행장과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등 2명만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채용비리를 비롯해 대출금리 부당산출 등에 연루된 금융지주 및 은행 CEO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터넷은행 CEO들만 증인으로 채택됐다.
채용비리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와 검찰 조사로 드러난 금융사 CEO들이 올해 국정감사에 대거 소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모두 제외됐다. 은행권 채용비리는 작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000030)의 신입사원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은행권 전체로 퍼졌다. 이와 관련해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은 채용비리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현재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한국씨티은행, 경남은행 등 대출금리를 부당하게 산출한 것으로 드러난 은행들의 CEO 역시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 은행이 대출금리를 부당하게 산출해 고객으로부터 더 받은 이자만 27억원으로 경남은행이 25억원, KEB하나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각 1억6000만원, 1100만원 수준에 달한다.
이로써 이번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CEO들만 증인으로 채택됨에 따라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 안팎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관련해 제기된 특혜 논란을 비롯해 '인터넷은행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통과 이후 제기될 각종 우려 등에 대한 이슈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CT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비율을 확대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융권 인사 중에서는 김정민 KB부동산신탁 부회장이 낙하산 인사와 관련한 증인으로 채택됐다. KB금융은 작년 말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을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으로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부회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권 CEO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정무위원들이 대기업 총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는 것에 반발하자 1차로 실무진과 임원을 대상으로 증언을 들은 뒤 미흡할 경우 최종 책임자를 부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회 정무위 여야 간사는 1일까지 의원들로부터 추가 증인신청을 받아 최종 명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국정감사 증인 명단이 최종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라며 "10월 말로 예정된 종합감사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