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서울 태양광 엑스포 행사'의 부진 우려로 행사 시작 전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행사보다 홍보 효과가 떨어지고, 별로 도움되지 않는다는 업체들의 지적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9월28일 서울시에 따르면, 1~2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018 서울 태양광 엑스포'에 참가 예정인 태양광 업체는 44곳, 전시 제품은 120여점으로 예정돼있다. 작년 업체 61곳, 제품 143점보다 수치가 감소했다.
이는 작년 서울 태양광 엑스포에 참여한 업체 상당수가 홍보효과를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참가 업체 중 올해도 다시 참가하는 곳은 13곳에 불과하다. 상당 수 업체가 비슷한 중앙정부 행사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킨텍스에서는 민간·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주관하는 세계태양광에너지엑스포, 중앙정부가 개최하는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등이 열려왔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에는 세계태양광에너지엑스포가 진행됐고, 오는 2~5일에는 에너지대전이 개최된다.
매출액이 1조3000억원을 넘는 통신기기 제조업체 삼지전자를 비롯해 작년 서울 엑스포에 참가했던 업체 일부는 이번에 불참하고 에너지대전에 참여한다. 어떤 업체들은 지난 6월 열린 세계태양광엑스포에 참여한 것으로 만족하고, 서울시 행사에는 신청조차 하지 않기도 했다.
A업체 관계자는 "작년 킨텍스 행사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서울 태양광 엑스포가 무료라는 말을 듣고 참가했다"며 "다른 업체들과의 'B2B' 홍보를 원했지만 서울 엑스포는 대시민 홍보 성격이 강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대시민 홍보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태풍으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행사 공간이 작년에 비해 '반토막' 내지 '3분의 1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부스 설치가 어려워지면서, 서울시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방책은 가정집 모형 등에서 제품 소개를 하게 한 정도다.
이번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행사를 해봐야 홍보 효과를 알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편이었으나, 작년에 참가하고 올해 불참하는 업체들은 부스의 부재를 대체로 우려했다. 회사 자체를 선전하거나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데 지장이 있고, 행사 인력이 쉴 공간도 마땅치 않아진다는 지적이다.
B업체 관계자는 "부스가 없으면 즉석 판매에 대비해 제품을 쌓아놓을 공간도 없다"며 "즉석 구매가 아니면 안되는 방문객을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포에 참가하는 C업체 대표 역시 "태양광은 기본적으로 설명이 필요한 산업인데, 부스가 없으면 시민에게 설명이 잘 될까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외에도 한국 태양광 산업에서 수출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바이어와의 교류 행사를 올해 엑스포에서 뺀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작년 서울시는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진행하는 '녹색기술 수출상담회 및 기술교류회'를 엑스포의 부대행사로 유치한 바 있다. 당시 태양광 업체 7곳을 비롯한 국내 업체 25곳과 해외 바이어 15곳 사이에서 총 72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D업체 관계자는 "SBA가 따로 진행하는 것보다는 엑스포와 연계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서 업체에게 더 도움될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날씨 때문에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행사 규모가 줄었다는 입장이다. 당초 지난 8월23~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엑스포는 태풍 '솔릭'이 서울을 관통할 위험이 대두되자, 10월 초로 날짜가 잡혔다.
지난해 9월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 서울 태양광 엑스포에서 국민대 자동차 동아리 학생들이 태양광 자동차 '백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