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대통령과 친인척, 청와대 인사의 이름을 대고 돈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지면 무조건 사기로 생각하고 신고해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을 사칭한 일련의 사기행위에 대한 보고를 듣고 “국민들이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에 속아 막대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가 확인해 현재 수사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칭범죄 대표사례 6건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을 사칭한 문자로 수억원 편취 ▲임 실장 명의를 사칭해 3000만원 편취 ▲임 실장 이름으로 대규모 투자자 모집하고 허위선전 ▲한병도 수석과의 인연(고교후배)을 내세워 4억원 편취 ▲이정도 비서관 명의를 사칭해 1억원 편취 ▲공직기강실 선임행정관 사칭해 1억5000만원 편취 등이다.
조 수석은 “문재인정부 청와대는 위와 같은 사례에 전혀 개입된바 없으며, 향후에도 그 어떤 위법사례도 발생되지 않도록 춘풍추상의 자세로 엄정한 근무기강을 유지할 것”이라며 “만일 불법행위 가담이 조금이라도 확인되는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징계 및 수사의뢰 등의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위와 동일 또는 유사사례를 접하는 경우 청와대 또는 검찰·경찰 등 관련기관에 즉각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제일 빠른 게 지난해 8월 정도인데, 그때만 해도 한두 건 정도였다”면서 “점차 누적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해 대통령께서 특별 지시를 내리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배경이나, 해온 과정 등을 봤을 때 도저히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벌어져 문제의식을 느꼈고 취합해 발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추가 사례가 더 있는지에 대해선 “대표적인 사례가 이 정도”라며 “관여 정도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과 그 친인척, 청와대 재직 인사 사칭범죄' 관련 대통령 지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