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청와대 국감 아닌 '임종석 국감'

임종석, DMZ 선글라스 논란에 "내가 햇볕에 눈을 잘 못뜬다"

입력 : 2018-11-06 오후 2:50:24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여야는 6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청 등을 국정감사했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청와대 2인자’로 불리는 임종석 비서실장에 집중공세를 펼쳐 사실상 ‘임종석 국감’으로 진행됐다. 임 실장은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반박할 것은 반박하면서 야당의 공세를 버텼다.
 
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글로벌 경제상황과 인구·산업 등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일자리 상황이 여전히 엄중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일자리의 양과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모든 대책 마련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의 비전을 국민께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전심전력을 다 하겠다”며 일자리 창출, 보육·돌봄 국가공공성 강화, 규제혁신 등에 노력할 뜻을 밝히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렇지만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이던 지난 달 17일 임 실장이 선글라스를 쓰고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유해발굴 지뢰제거 현장을 찾은 것을 문제삼았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유럽순방에 가 있었으면 비서실장이 정위치를 지켜야 했다”면서 “대통령 귀국 이후에 장·차관, 국정원장을 데려가 폼을 잡더라도 잡아야지”라며 임 실장이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DMZ를 방문할 때 많은 분들이 같이 갔는데 누구한테 보고했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성 의원은 임 실장이 등장한 청와대 영상물에 DMZ 통문 번호가 공개된 것을 두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렇게 법을 안 지켜도 되느냐. 군사법정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현장에 방문했다는 입장을 거듭 내세웠다. 그는 “9월 말에 있던 (이행추진위) 회의에서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현장을 점검하고 격려하기로 결정됐다”며 “10월 중 가기로 하고, 국방부에 적정한 곳을 문의하니 유해 발굴현장이 좋겠다고 해서 위원회가 같이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글라스 논란’에는 “제가 햇볕에 눈을 잘 못뜬다”고 해명했고, 통문 번호 노출에 대해선 “확인해보니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불찰이 분명히 있었다”고 사과했다.
 
대통령 부재중 비서실장이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관 등을 대동하고 DMZ를 방문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계속 나왔지만 임 실장은 “군사합의이행을 적극 점검하고 홍보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며 “연락이 끊기는 곳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공세에 맞섰다.
 
한편 임 실장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국당 송희경 의원의 질의에 “본인은 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분인데 제가 조금 더 있어달라고 만류하는 입장”이라며 “본인은 할 일을 했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했는데 제가 붙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탁 행정관은 지난 7월 “이제 정말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며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임 실장은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 가을에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라도 일을 해 달라”고 만류한 바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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