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카카오에 이어 비씨카드도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내년 제로페이 론칭을 목표로 사업을 급박하게 강행하는 과정에서 배제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는 내년 12월 중순 예정된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대한 참여기업 신청을 지난 5일 마감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카드 회원사인 은행들의 결제를 돕기 위해 제로페이TF에 참여했으나 은행들이 자체 앱을 사용하고 금융결제원 망을 활용하면서 사실상 역할이 없다고 판단해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함께 핵심 결제플랫폼사업자인 카카오도 제로페이 불참을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경우 자체 QR코드가 제로페이 정부 표준안과 연동이 되지 않아 시범사업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15만개 결제 가맹점과 2500만 사용자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다각도로 검토했다"며 "카카오페이 사업구조와 진행 중인 사업들로 인해 시범사업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시범사업도 시작하기 전에 연이은 민간 사업자의 이탈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12월 중순 제로페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테스트를 거쳐 보름 만인 내년 1월에 정식 론칭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너무 짧은 시간에 사업을 밀어부치면서 민간 참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카카오가 제로페이를 완전히 불참하는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정식 론칭하면 추후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참여기업도 늘어나고 있어 차질 없이 론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중기부와 서울시는 카카오, 비씨카드, 네이버, NHN페이코, 한국스마트카드 등 5개 결제플랫폼사업자,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11개 은행과 제로페이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와 비씨카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비씨카드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