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드루킹' 김모씨가 별도 기소된 부인 성폭행 사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김연학)는 14일 유사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 이수와 보호관찰 처분을 명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아령으로 전 부인이었던 피해자를 폭행해 전치 4주의 늑골 골절상을 입히고 나아가 항거 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유사강간했다"며 "호신용 곤봉으로 이혼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상해 정도 등을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김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는 이전 동종범죄 전과가 없으며 범행 전후로 딸을 학대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전처 관련 범행도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변론 종결 뒤 제출한 반성문을 보면 나름대로 가정생활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명백히 표시했고 현재 이혼해 재범 위험성이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부인 A씨가 늦게 귀가하는 것에 화가나 아령과 호신용 곤봉으로 위협한 뒤 폭행하고 강제로 신체접촉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직접 만든 비누로 딸의 머리를 감겨줬으나 딸이 다시 머리를 감으려 하자 화를 내며 위협을 가한 혐의 등도 받았다.
부인 A씨는 지난 6월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으나 유사강간 혐의는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아 재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위험한 물건으로 아내를 폭행하고 딸도 폭행하는 등 심각한 가정폭력 사건인데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김씨에게 징역 3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드루킹' 김모씨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