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안담가요"…포장김치 제조·유통업 '특수'

포장김치 수요 4년간 증가세…전통시장 발길 줄어

입력 : 2018-11-15 오후 3:17:36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김장을 하려는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며 '김장 특수'가 전통시장에서 대형 유통업체 및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김장 시즌이 다가오고 있으나 직접 김장을 하려는 가구는 줄어들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며 대량으로 김치를 담가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었으며 고된 노동, 번거로움 등으로 김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개 연령 층이 높아질수록 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중도 높아지지만 최근에는 장노년층에서도 김장을 포기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 시간·일손의 부족, 적은 식구 수로 인해 김장이 불필요한 점 등이 이유다. 대상 '종가집'이 지난달 10일부터 19일까지 2885명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0대 이상 주부들 중 김장 포기를 선언한 응답자는 절반에 가까운 47%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 대형마트에서 포장김치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줄어든 김장 수요는 포장김치 수요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판 김치 구매 비중은 지난 2014년 8.1%에서 2016년 11%, 올해는 15.8%로 4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김장을 포기하는 가구가 늘며 과거의 '김장 특수'도 전통시장에서 대형 유통업체 및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됐다. 사 먹는 포장김치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온라인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시판 김치를 온라인·홈쇼핑에서 구입하는 비중은 41%, 백화점 및 대형유통업체에서 구매하는 비중은 32%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통시장 및 반찬가게에서 구매하는 비중은 13%에 그쳤다. 특히 온라인·홈쇼핑에서 시판 김치를 구매하는 비중은 올해 대형 유통업체의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소비자들은 신선배추보다 절임배추를 선호하고 있다. 절임배추의 선호도는 지난 2016년 신선배추를 추월한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에서다.
 
절임배추를 선호하는 현상도 김장 특수가 대형 유통업체·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데 기여한다. 신선배추는 여전히 도매시장·재래시장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43.8%로 가장 높지만 절임배추는 전통시장보다 대형 유통업체·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 편리하게 김장재료를 준비하는 고객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에 맞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김장비용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20% 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해 김장 비용 자체가 지난해보다 약 13~14% 가까이 상승한 점, 포장김치 선호도가 지속되는 점으로 전통시장에서 김장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김장 시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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