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공립·사립유치원 함께 발전시킬 것"

공영형 유치원 간담회 진행…"지원 기간 확대 및 법인화 요건 완화 검토"

입력 : 2018-11-16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교육 당국자들이 유치원 정책 개선을 위해 사립유치원 달래기에 나섰다. 사립유치원을 공공이 지원하되,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법인화로 회계 투명성을 높인 공영형 유치원들을 내세워 사립유치원의 동참을 촉구했다.
 
유 부총리는 16일 서울 공영형 유치원인 명신유치원과 한양제일유치원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유치원 종사자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었다.
 
교육 당국자들은 일종의 퍼포먼스를 통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겠다는 점을 어필했다. 유 부총리는 영등포구 명신유치원의 놀이 수업을 참관하면서 원아들과 잠시 놀아줬다. 사진 플래시가 잇달아 터지면서 한 아이가 "이게 뭐야"라고 어리둥절해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뒤이어 간담회를 위해 원아용 소형 의자에 앉으면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샛별반 조희연입니다"라고 유치원생 시늉을 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 10월말 30.9%였던 '처음학교로'의 사립학교 참여율이 어제 56%넘었다"며 "정부 정책에 호응한 사립유치원 원장님들과 선생님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공립 유치원을 새로 만드는 것 뿐 아니라 공영형 유치원을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립과 사립이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려 한다"며 "특히나 공영형 유치원은 학부모 부담 줄이면서 교육 과정 자율성도 증진할 수 있는 국립과 사립의 장점 살리는 유치원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영형 유치원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적인 걸림돌 제거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유 부총리는 "서울시의 경우, 공영형 유치원 지원 기간이 5년으로 돼 있고, 사립유치원의 공영형 전환에 있어 법인화는 어려운 점"이라며 "지원에 있어 일정 시기를 못 박는 게 아니라 제도를 보완하고, 법인 전환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유치원 법인화에 있어 수익용 기본재산 출연 규칙에 예외를 둘지 질문나오자 유 부총리는 "그런 것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한 건 아니다"라며 "공공성과 교육 책임성과 회계 투명성을 전제하면서 공립·사립 장점 살려서 아이가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사립유치원을 달래는 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마찬가지였다. 조 교육감은 "유치원도 그렇지만 초중고 사학도 국가 재정 어려울 때 사재를 털어 교육에 기여했다"며 "최근 비리가 터지니 너무 확대되서 해석되고 비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 높은 투명성과 공공성 요구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사립 유치원이 더 투명해지고 공공적으로 운영되면, 공공재정 더 확대되고, 유아 교육이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공립과 사립을 아우르려는 교육 당국 움직임에 유치원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었다.
 
이용덕 명실유치원 이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유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지만, 더 발전하기 위한, 교육 중요성 느끼고 새로 출발하기 위한 진통이라 생각한다"며 "누구든지 참여하는 공영형 유치원에서 모든 엄마와 자녀가 좋은 혜택 받으면서 좋은 교육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에 따르면,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에서 학부모들과 유치원 관계자들은 공영형 유치원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학부모들은 원비가 저렴한데 양질의 교육받아 (공영형 유치원)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며 "원장들은 선생님이 아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어 교사로서 자긍심 높아지고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시간 투자해서 좋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에 있는 한양제일유치원 간담회에 참여한 학부모들 역시 간담회 후에도 유 부총리에게 "(국공립말고) 공영형 유치원에도 지원 많이 해달라"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미세먼지 문제, 주변 재건축으로 인한 초등학생 등교 어려움까지 호소할 정도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명신유치원의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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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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