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무역업계가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거시지표가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음에도 업계 내 편차가 크고 어려움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도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무역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산업부
한국무역협회는 22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무역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성 장관과 무역업계 상견례를 겸해 정부의 무역·통상정책 추진 방향 소개와 무역업계 애로 및 건의사항 청취 등을 위해 마련됐다. 무역업계에서는 김영주 무역협회장을 비롯해 삼천리, 포스코대우, 동원F&B 등 20여개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이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우호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역업계는 되레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반도체 착시 현상에서 비롯됐다. 수출 총액 중 반도체 비중은 지난 2016년 12.6%에서 2017년 17.1%, 올해(10월 누적 기준) 21.2%로 늘었다. 지난달 말 현재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6.4%를 기록 중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6.3% 감소다. 무역업계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기존 수출 주력품목들의 경쟁력 하락이 뚜렷한 반면 새로운 수출 효자 상품들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부품협력업체들의 경영도 어려워져 수출산업의 생태계 손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한국이 예외국으로 지정되며 180일이라는 유예 기간이 생겼지만 생존에 위협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업계는 "제재가 적용되는 동안 자동차, 정유, 조선 등의 대이란 수출 중단 및 감소가 예상된다"며 "피해 예상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시장 개척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업계는 "인도는 거대 유망시장이자 정부의 '신남방정책' 거점 국가"라며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개선을 요구했다. 한-인도 CEPA는 발효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이를 통한 수출활용률은 67.5%로 전체 자유무역협정(FTA) 수출활용률(70%)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는 원산지 결정 기준의 엄격성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간소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국의 대인도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부품, 철강이 양허 제외 대상 품목으로 분류돼 관세 절감 효과가 미미하다"고도 지적했다.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복귀시키기 위한 인센티브도 요청됐다. 지난 2013년 '유턴기업지원법'이 제정됐지만, 선정 업체는 2014년 22개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는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는 서비스업과 수도권을 각각 지원 업종과 지역에 포함시키고, 고용보조금 지급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시키는 등 기업 실정을 감안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외에 무역업계는 ▲근로시간 연간 총량제 도입,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량 근로 대상업무 확대 등 제도 개선 ▲산업용지 양도 시 이자 산정 기준의 확대 적용 및 용도 확대 ▲신흥국 경제협력증진 자금 활용 요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