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을 총괄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김형수 일자리지원본부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전국 확대 정책에 대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창업시장의 열기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리적 접근성을 개선하면 기울어진 창업 운동장을 평탄하게 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청년들이 쉽게 창업시장에 접근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김 본부장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을 총괄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김형수 일자리지원본부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전국 확대 정책이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사진=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올해 12곳이 추가돼 기존 5곳에서 17곳으로 급격히 규모가 늘어나는데.
청년창업사관학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스톱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경기도 안산에서 시작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그간 광주, 경산, 창원, 천안 등 전국 5개소에서 운영됐으나, 강원, 서울, 전주 등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설치되지 않은 광역 출신 청년창업가들은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전국 12개소에 신규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개소, 현재는 전국 17개소에서 운영됨에 따라 그간 접근성 저하 등으로 인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활용하지 못했던 청년창업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청년창업사관학교 12곳은 기존 5곳과 달리 민관협업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하는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그간 청년창업사관학교 등 정부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들은 창업저변 확산과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최근 민간에서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네트워킹 활동, 디캠프·마루180 등 투자·네트워킹을 연계하는 민간창업지원기관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체계적인 양성 프로그램, 사업관리로 명성을 얻고 있긴 하지만 민간의 뜨거운 창업열기에 부응해 기존 관 주도의 프로그램 운영에 더해 민간 전문창업지원기관의 노하우를 접목시킬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정부 지원사업을 민간과의 협업방식으로 진행할 때 일반적으로 민간 전문기관 선정 후 사업운영을 전면 위탁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민관 양자의 역량을 골고루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민관협업 방식을 취하게 됐다. 이로써 민간 지원기관들은 각자의 역량을 활용해 창업자의 양성을 위한 교육·코칭을 담당하고,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사업비 집행, 연계지원 등 사업 관리를 담당하는 등 각자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창업자들은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체계적인 사업관리와 더불어 민간의 우수한 교육, 코칭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의 기조에 비춰볼 때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나.
현 정부는 단순한 창업이 아닌 혁신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새로움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기존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함을 뜻한다. 장기간 이어진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들의 사회진출이 쉽지 않은 시기이긴 하다. 하지만 핀란드의 경우 이같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핀란드는 국가경제의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던 노키아가 경영 위기에 처하면서 한동안 국가 전체가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맞은 바 있다. 그때 핀란드는 창업에 주목했고 지금은 유럽의 제일가는 창업혁신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 역시 그러한 위협과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청년들이 충분히 준비를 하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또는 대기업이 아닌 잠재력 있는 창업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창업저변을 확대하고 창업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 17곳으로 확대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수도권 대비 창업시장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지방 청년창업자들에게 창업시장 접근성을 높여줄 것이다. 전국확대로 지리적 접근성 개선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탄하게 만들어주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이 보다 쉽게 창업시장에 접근해 이들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제도 도입 8년차다. 가장 손꼽는 결과물은 무엇일까.
최근 글로벌 핀테크 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된 바 있는 간편송금 서비스 업체인 토스, 종합 부동산 정보플랫폼인 직방, 모바일 헬스케어 업체 힐세리온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사례들은 많다. 무엇보다도 2000여명에 이르는 졸업기업이 만들어내는 매출, 고용창출과 더불어 매년 많은 청년창업자들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 청년창업사관학교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기타 어느 지원 프로그램도 흉내낼 수 없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소중한 자산인데, 이런 졸업생의 역량을 결집하고자 올해 8월23일 졸업기업 총동문회를 출범시켰다. 앞으로도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졸업기업과 입교기업 간 활발한 소통을 통한 교류, 신규 개소로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발전하는 창업지원 모델로 거듭나고자 한다.
창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어디일까.
전국 12개소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신규로 개소하면서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2019년도 운영방향도 고민해왔다. 올해 신규 12곳을 포함해 총 17곳의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고, 많은 민간운영기관이 함께 하고 있다. 2019년도에는 이를 더욱 내실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우선, 전국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아우르는 기획기능을 강화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의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고도화하겠다. 단지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는 곳이 아닌 서로 상호작용하며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멘토링, 네트워킹으로 우수 창업자를 발굴해 창업시장을 이끄는 대표 창업기업으로 육성하고, 각 지역의 교육, 코칭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전파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전국 청년창업사관학교와 각 지역 민간 지원기관 그리고 졸업기업 동문회간의 네트워킹을 활성화해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창업지원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단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아닌, 국내 최고의 창업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협업 범위 또한 해외로 확대하려 한다. 미국, 유럽 등의 창업전문지원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청창사에서 양성된 청년창업가들이 현지의 수준높은 멘토링과 전문적인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