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경제 등 ‘지능화 산업’ 분야 혁신을 통해 2030년까지 최대 630조원 경제효과와 73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특히 헬스케어와 로봇제품 육성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는 10일 오전 광화문 KT 빌딩에서 제2기 첫 회의를 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4차산업혁명 대응 추진방향 및 향후계획’ 등을 심의·조정했다. 또 ▲헬스케어 발전전략 ▲로봇제품의 시장창출 지원방안 ▲제2기 4차위 운영방향 등을 논의했다.
4차위는 헬스케어와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국내 경제효과가 오는 2030년까지 최대 6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지능화 산업 창출로 240조원, 기존 산업활동 개선으로 390조원 등이다. 산업별로는 의료(150조원), 제조(150조원), 도시(105조원), 금융(80조원) 등이다.
같은 기간 일자리는 지능화기술 분야 210만개, 소프트웨어 80만개, 하드웨어 30만개, 파생 생태계 분야 100만개 등 최대 730만개가 창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4차위 측은 “지능화 혁신이 지체되는 경우 경제효과는 280조원, 일자리 창출은 500만개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4차위는 이번 계획을 토대로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과 과제를 제시할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 2.0’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까지 대정부 권고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1기에 이어 2기 위원회를 이끌게 된 장병규 위원장은 “권고안에 그치지 않도록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 등과 협업해 실질적인 정책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1기 4차위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지난 1년간 제1기 위원장을 맡아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그 경험을 통해 제2기 위원들이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4차위는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컨트롤타워’로 이해관계당사자와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 빠르고 뚜렷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세다. 1기 4차위는 지난 1년간 8차례 전체회의와 4차례 해커톤(끝장토론)을 열고 다양한 4차 산업혁명 이슈들을 논의했다. 스마트시티, 5G 상용화 등 정부 정책으로 구체화된 사례도 있지만, ‘차량공유 서비스’(카풀)와 같은 모빌리티·공유경제 등에서는 기존 업계의 반발에 직면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장 위원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위원회와 국회, 정부 부처의 ‘삼각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카풀’ 논란을 언급하고 “논의를 수면 위로 올리고 다양한 의견 충돌이 일어나도록 촉진한 것은 잘한 것이라고 보지만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점은 미흡했다”면서 “2기에서는 논의 초기부터 국회의원이나 관련 보좌관이 태스크포스(TF)초기부터 참여해 문제 인식을 처음부터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차원에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국회를 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알게됐다”며 “국회의원·보좌관들과 저희가 문제인식 등 교감을 넓힌다면 공유숙박이나 어떤 논쟁거리가 오더라도 지금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기 4차위의 저조한 성과에는 각 정부 부처의 무관심도 일조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지난 10월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명의 민간위원과 6명의 정부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의 경우 민간위원은 출석률 85.9%를 기록했지만, 정부위원들은 40.9%로 그 절반도 안됐다. 지난 6월 열린 7차 전체회의에는 장관인 정부위원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고, 간사인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도 불참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 등 정부위원들이 총출동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특별위원 자격으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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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기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최서윤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