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한국이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작년 평가보다 11단계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다만 노동시장 부문 성적은 48위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경쟁력이 여전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문별 순위. 자료/세계경제포럼(WEF)·기획재정부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WEF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WEF는 이번 평가에서 시의성·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항목 대신에 4차산업 관련 항목을 추가했다.
평가 항목은 ▲기본요인(제도, 인프라, ICT 보급, 거시경제안정성) ▲인적자원(보건, 기술) ▲시장(생산물시장, 노동시장, 금융시스템, 시장규모) ▲혁신생태계(기업활력, 혁신역량) 등 4대 분야 12개 부문으로 총 140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은 종합순위에서 1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26위)와 비교하면 11계단 상승한 것이지만, 세부항목이 대폭 개편됨에 따라 단순 시계열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WEF는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 기준으로는 싱가포르(2위)와 일본(5위), 홍콩(7위), 대만(13위)에 이은 5위다. 1위는 미국이 차지했고 중국은 28위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은 ICT보급과 거시경제안정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인프라에서는 6위를 기록했다. 혁신역량은 8위, 시장규모는 14위, 금융시스템과 보건은 각각 19위였다. 기업활력과 기술도 각각 22위, 27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노동시장과 생산물시장은 각각 48위, 67위로 선진국 대비 경쟁력이 떨어졌다.
생산물시장의 취약한 경쟁구조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중구조 등 구조적 문제가 생산물·노동시장의 취약요인으로 지적됐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실제 WEF는 급여와 생산성(16위), 적극적 노동정책(30위)은 양호하지만 정리해고(114위), 노사협력(124위) 등은 하위권으로 평가했다. 또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순위는 작년 90위에서 53위로 크게 상승했지만, 전문 경영에 대한 신뢰는 같은 기간 39위에서 61위로 추락했다.
WEF는 한국 경제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 등을 바탕으로 ICT부문에서 글로벌 리더로 평가되고, 높은 특허출원수와 연구개발(R&D)지출비중 등을 바탕으로 주요 혁신 거점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혁신 부문 중에서 소프트파워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총평했다. 이어 "시장 독과점과 노동시장 경직성 등으로 생산물시장 및 노동시장 등의 효율성에서는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오는 11월초 민·관합동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우수부문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부진한 부문에 대해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