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기술수출 주체에 대한 잡음에도 불구하고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19일 상장한 이후 20일 하루에만 29.6% 치솟았다. 24일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공모가 1만5000원을 웃돌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은 7423억원으로 코스닥 43위에 안착했다. 올해 상장된 바이오기업 가운데 드물게 공모규모가 1000억원 규모인 대형 바이오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지난달 30일 에이비엘바이오가 공시한 6500억원 규모의 TRIGR Therapeutics(트리거테라퓨틱스)와 맺은 기술이전계약(L/O)이다. 트리거와의 계약은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NOV-1501(ABL001)을 적용할 수 있는 두 적응증인 항암치료제와 안구치료제의 독점 라이선스 권리를 TRIGR에 이전하는 내용이다. 계약금 500만달러를 포함한 총 5억9500만달러 규모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트리거'의 실체가 불명확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거는 올해 4월 설립된 신생 바이오벤처로, 연구없이 개발만 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기업이다.
이와 같은 논란에 회사측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트리거가 추구하고 있는 NRDO 사업모델은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 CEO인 George는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과정에서도 주요 의사결정권자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이미 국내 제약업계에 유명한 인물로, 시장에서 걱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제 보유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성장성에 비해 수요예측 등 IPO(기업공개)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모가가 희망밴드(1만3000~1만7000원)의 중간인 1만5000원으로 결정되는가 하면 실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경쟁률은 미달(0.78대1)해 120만주 중 68만주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 실권주는 전부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했고 상장 사흘만에 블록딜을 진행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한국투자증권은 68만여주를 블록딜로 처리하면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DSC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이 에이비엘바이오에 상장 전 투자한데다 현재 유통물량 중 상당수가 벤처캐피탈 소유로, 추가 물량에 대한 블록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향후 성장 관건은 기술이전 여부와 6개의 후보물질을 도입한 NRDO기업인 트리거의 개발능력"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