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일코노미' 시대가 도래하며 올해 식품·외식업계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졌다. 특히 식품업계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주목했으며 치킨, 피자에 한정됐던 배달 시장이 빙수, 제빵, 뷔페 등으로 확대됐다. 한편에선 가격 인상, 오너 갑질 이슈가 불거져 논란도 많았다.
올해 식품 시장에서는 '가정간편식(HMR)' 출시 경쟁이 뜨거웠다. 경기 불황으로 침체됐던 식품 업계가 HMR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단순 가열 형태의 간편식은 물론 직접 신선한 재료로 조리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부터 고령, 환자 등을 타깃으로 한 '케어푸드' 까지 종류도 다양해졌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죽 4종. 사진/CJ제일제당
특히 CJ제일제당은 다방면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을 공략했다. '비비고', '고메', '햇반' 등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즉석밥, 냉동면, 수산캔, 죽, 케어푸드 등 전 분야에서 가정간편식 시장을 섭렵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장 반응을 알아보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HMR 플래그십스토어 'CJ올리브마켓'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이었던 HMR 매출을 2020년까지 3조60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 이 중 4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미국 냉동식품기업 '쉬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동원F&B는 프리미엄 HMR 브랜드 '퀴진'을 지난 6월 론칭했으며 최근에는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해 HMR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뚜기는 '3분' 시리즈를 넘어 냉동피자, 국물류까지 HMR 종류를 확장했다. 올해 홈쇼핑,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업계도 HMR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HMR 시장 경쟁은 내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외식 및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에 나섰다. 피자, 치킨 등에 한정됐던 배달 서비스가 확장·도입됐다. 설빙은 지난 4월부터 요기요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배달을 시작했다. 지난 9월 파리바게뜨도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온라인 배달 서비스 '파바 딜리버리'를 론칭했다. 원할머니보쌈은 대형 평수 위주 출점 전략을 버리고 배달 전문매장 가맹점 확대에 나섰다.
한편에선 가격 인상 및 오너 갑질 이슈가 뜨거웠다. 특히 지난 7월 원유 수매가가 조정된 후 서울우유, 남양우유, 대형마트 등에서 우유 가격을 올렸다. 인상 여파가 디저트업계로 번지는 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디야, 엔제리너스 등이 커피 가격을 인상했으며 BBQ가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피자업계에서도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하며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며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높았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오너 스캔들이 잇따랐다. 마약 투약으로 가맹점에 피해를 입힌 오세린 전 봉구스밥버거 대표는 지난 9월 가맹점주들에게 아무런 공지 없이 네네치킨에 회사를 매각했다. 지난 10월에는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 6촌이 주방 직원에게 폭행 및 갑질을 한 영상이 공개돼 교촌치킨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다. 오너가 갑질 문제로 인해 가맹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문제가 지적됐고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호식이 방지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개정안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