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지난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기반을 닦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에는 '혁신성장'으로 무게추를 옮겼다. 잇달아 기업인들과 만나 소통하는 등 스킨십을 늘리는 모습이다.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해 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경제 체질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모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경제현장 일정으로 제조스타트업 공동작업장 '메이커 스페이스'와 성수동 수제화거리를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재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입주 스타트업의 시제품 제작과정을 체험하고 제품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또 홍보 동영상을 촬영해 제품 판매도 지원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전문적 생산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도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 수 있도록 3D 프린터 등 설비 장비를 갖춰 놓은 공개 작업 공간이다.
문 대통령은 창업가들을 만나 "혁신 창업은 대한민국 경제를 도약시키는 길"이라며 "우리 경제는 지금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하는데,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활발한 혁신 창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혁신 창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준비 중에 있다"면서 ▲2022년까지 전국 메이커 스페이스 367개소 구축(현재 65개소)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 모험자본 조성 ▲지속적인 창업 규제혁신 ▲창업기업 감세와 부담금 면제 확대 등을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혁신 창업에 대한 가장 큰 장애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실패도 두렵지 않도록 만들겠다"면서 "작년 4월에 전체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연대보증을 완전히 폐지했다. 2021년까지 약 8만여 명의 채무를 조정해 드릴 계획이다. 실패해도 또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수동 수제화거리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수제화 제조업체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일찍부터 수제화 산업에 뛰어든 청년 창업자를 격려하고 업체 경영과 관련한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또한 현장에서 바로 구두도 맞췄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장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수제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 것"이라며 "새해에 새 신발을 신고 국민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날 일정에 대해 "혁신창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에 의지를 보였다"며 "어제 신년회에서도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 이런 분들을 많이 모셨는데, 경제 활력에 초점을 맞춘 일정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경제 관련된 일정들이 준비가 돼 있다. 그런 것들을 통해 경제활력에 좀 더 힘을 불어넣고자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전문형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한 스타트업의 시제품 제작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