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노동조합이 노조활동 중 전두환 정부로부터 받은 탄압에 대해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재판장 김행순)는 15일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 등 유족 3명과 청계피복노동조합 구성원 2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여사 등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선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이 여사 등의 청구 중 일부는 1심의 판단과 같이 인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1심과 2심은 원고들에게 각각 500만~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여사가 민주화운동 생활지원금 2800여만원을 받는 등 원고들이 이미 보상금을 받았다고 보고 원고 패소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해당 판단은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문건에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8월 민주화운동보상법의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정신적 손해에 대해 국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일부 위헌 결정했다.
청계피복노동조합은 전태일 열사의 분신을 계기로 결성돼 1970년대 노동자들의 권리구제 활동에 앞장섰던 노동단체다. 당시 정부는 이들의 노동교실을 강제 폐쇄하고 노조 강제 해산과 불법 구금 등 탄압을 자행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10년 6월 국가가 청계피복노조에 사과하고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 여사와 노조원들은 그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