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한진칼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2월초 최종 결정

제1회 국민연금기금운용위 결과…"수탁자 책임 결정 노력"

입력 : 2019-01-16 오전 11:29:48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지난해 7월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처음 행사키로 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행동원칙을 규정한 자율규범을 말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위탁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운용위)는 이날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019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최종 결정하진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사진/뉴시스
 
이달 중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전문위)에서 논의키로 한 것으로, 기금운용위는 오는 2월초 다시 회의를 열어 전문위의 검토의견을 바탕으로 3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 선임·해임과 같은 주주권을 행사할지를 정할 방침이다.
 
이러한 결과는 위원회 시작 직후 사실상 예고됐다. 위원장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는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실질적인 첫 해가 될 것"이라며 "이후 논의 과정에서 스튜어드십코드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투명하게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배임과 사익 편취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대주주 일가에 대해 오는 3월 대한항공·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책임을 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 일가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신규 이사진 선임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첫 타깃이 된 배경은  조양호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사회적 물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양호 회장의 배임·사기·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을 비롯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력 영상 등 가족들까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대한항공 주가가 지난해 초 최고 3만9000원에서 그해 10월 2만5000원까지 추락한 것은 물론, 대한항공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해 3대 주주고, 대한항공 지분은 12.45% 보유한 2대 주주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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