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가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 전 부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았으며, 특히 20대와 60대 이상의 금융이해력이 취약한 상황이었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이 28일 발표한 '2018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만 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2점으로 OECD 평균인 64.9점(2015년)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30대(64.9점)가 가장 높아 OECD 평균과 같은 점수를 기록했다. 70대가 54.2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60대(59.6점)와 20대(61.8점)도 낮은 수준이었다. 소득수준이 높을 수록 금융이해력도 높았다.
월소득 420만원(연 5000만원) 이상 계층은 65.6점으로 높았지만, 월 250만원(연 3000만원) 미만 계층은 58.0점으로 60점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적인 금융이해력 수준은 남성과 여성이 비슷했지만 남자는 금융지식 부문 점수가, 여자는 금융태도 부문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금융지식 점수는 65.7점으로 OECD 평균(2015년 69.1점)보다 3.4점 낮았다. 금융지식은 소비자가 금융 상품·서비스를 비교해 적절한 정보에 따라 금융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본지식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자 개념의 이해(89.6점) △위험과 수익 관계(79.9점) △인플레이션의 의미(76.9점) △단리 계산(62.6점) 등은 60점을 넘었지만, △복리 계산(25.9점)에 대한 이해는 매우 낮았다.
금융행위도 59.9점으로 OECD 평균(61.3점) 보다 소폭 낮았다. 금융행위란 재무계획과 관리, 정보에 따라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등 금융과 관련해 소비자가 하는 행위를 말한다.
항목별로는 △적극적인 저축활동(96.5점) △가계수지 적자 해소(94.1점) 등의 점수는 높았지만, △평소 재무상황 점검(47.2점) △신중한 구매(47.0점) 등 합리적인 소비생활 관련 행위 점수는 50점을 하회했다. 금융태도 역시 61.3점으로 OECD 평균(65.6점)을 넘지 못했다. 금융태도는 소비와 저축, 현재와 미래, 돈의 존재가치 등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낸다.
노후·은퇴대비 재무계획에 대해 '자신 없다'고 답한 비율은 31.1%로 '자신 있다(16.3%)'를 크게 초과했다. 은퇴자금 조달의 주요 수단으로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수령(79.9%) △예금 인출(75.3%) △계속 일함(72.3%) 등이었다.
월소득 정도의 예상치 못한 지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돈을 빌리거나 가족 또는 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59.9%였다. 또 주된 소득원이 없어질 경우 돈을 빌리거나 이사를 하지 않고도 3개월 이상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56.2%에 불과했다.
한은 관계자는 "저소득층 및 노년층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경제·금융 교육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층의 소비 중시 경향, 돈에 대한 인식 등 올바른 금융가치관 형성을 위해 학교 등 현장에서 경제·금융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